“선거의 계절이 돌아왔다”…투자자들, 올해 신흥국 대선·총선 주목해야

입력 2018-02-28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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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멕시코 등 대선 앞두고 있어…“평형상태 깨지면 자산가치 하락 압박 커질 것”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크렘린궁에서 연설하고 있다. 모스크바/AP뉴시스
선거의 계절이 돌아왔다. 러시아와 멕시코 헝가리 말레이시아 브라질 등 주요 신흥국들이 올해 대선이나 총선을 치른다. 신흥국 투자자들은 향후 시장을 크게 변동시킬 수 있는 선거 이벤트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27일(현지시간) 미국 CNBC방송이 강조했다.

유럽은 다음 달 4일 치러지는 이탈리아 총선 결과를 초조하게 기다리고 있다. 스위스 투자은행 UBS는 신흥국 선거들이 시장에 더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특히 러시아와 멕시코, 헝가리에 주목했다.

러시아는 3월 18일 대선이 예정돼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4선 당선이 확실시되고 있다.

사실 러시아 대선을 선거라고 부르기에는 부적절하다. 유력 야당 인사는 법원 판결로 대선 출마가 봉쇄된 상황이며 푸틴은 여론을 강력히 통제하고 있다. UBS는 푸틴 반대진영 지지율이 총 16%에 불과하다고 전했다. 푸틴이 다음 달 대선에서 연임에 성공하면 오는 2024년까지 최소 24년간 장기집권하게 된다.

이런 현상유지에 러시아 경제는 대선보다 글로벌 에너지 가격과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국제사회의 제재가 더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UBS는 설명했다.

러시아는 지난해 2년간의 경기침체에서 벗어났으며 올해도 국내총생산(GDP)이 완만한 속도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여전히 낮은 유가와 서구의 제재 등 구조적인 문제로 인해 성장잠재력은 매우 낮은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다만 UBS는 “푸틴이 개혁 성향의 인사를 총리나 내각의 중요한 자리에 앉히면 의미 있는 변화가 일어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멕시코는 오는 7월 1일 대선과 총선을 함께 치른다. 아직 결과를 예측하기는 어렵다. UBS는 좌파 성향 멕시코국가재건운동(MORENA)의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선 후보가 승리할 가능성이 크다고 점쳤다.

멕시코시티 시장을 역임한 오브라도르는 신자유주의에 반대하면서 경제에 대한 정부 개입 확대를 강조하고 있다. 이에 멕시코 국영 석유기업 페멕스와 전력산업 민영화 계획은 무산될 가능성이 크다. UBS는 “현재의 평형상태가 깨지고 거시경제 정책이 비정통적인 방향으로 변하면서 멕시코 자산이 가치 하락 압박을 받을 것”이라고 비관적으로 내다봤다.

반대로 중도 우파인 여당 제도혁명당(PRI)이나 보수 성향의 국민행동당(PAN)이 승리하면 시장을 안심시킬 수 있다. 두 정당 모두 현 거시경제 정책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이다.

유럽 중부 제조업 허브인 헝가리는 4월 8일 총선을 치른다. 빅토르 오르반 총리가 이끄는 집권당인 피데스의 승리가 유력한 상황이다. 지난 2010년부터 정권을 잡고 있는 오르반 총리는 이민에 반대하고 이슬람을 혐오하는 태도를 공공연하게 보여 ‘유럽의 트러블 메이커’라는 오명이 붙기도 했다. 여전히 UBS는 “피데스가 승리하면 정부 정책의 큰 변화가 없어 낮은 재정수지 적자 상태가 유지될 것”이라며 “이는 투자자들에게는 긍정적”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야권 연합이 승리하면 불확실성이 고조돼 헝가리 자산에 대한 투자심리가 크게 약화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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