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로드컴은 부채 포함 1420억 달러 인수 제안 중
세계 최대 모바일 칩 업체 퀄컴이 싱가포르 브로드컴의 인수 제안에 반대하던 태도를 바꿨다.
퀄컴은 브로드컴이 인수가를 부채 포함 1600억 달러(약 172조 원)로 높이면 제안을 받아들일 의향이 있다고 26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그동안 퀄컴 경영진은 반독점 당국의 승인 불확실성과 낮은 인수가를 들어 브로드컴의 인수 시도를 부정적으로 봤다. 퀄컴 사정에 밝은 관계자들은 브로드컴이 독점 관련 이슈에 대해 충분한 진전을 이뤄 이제 양사의 논의가 인수가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고 전했다.
퀄컴은 브로드컴이 인수가를 현재의 주당 79달러에서 90달러 이상으로, 최소 15% 이상 올려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퀄컴이 염두에 두고 있는 1600억 달러 인수가에는 250억 달러 규모 부채가 포함됐다.
소식통들은 퀄컴의 태도 전환으로 IT 사상 최대 규모 인수·합병(M&A) 성사 여부는 혹 탄 브로드컴 최고경영자(CEO)의 결정에 달렸다고 강조했다.
퀄컴의 폴 제이콥스 회장은 이날 혹 탄 CEO에게 보낸 서신에서 “양측이 실사를 시작할 수 있도록 기밀유지협약(NDA)을 맺는 것에 관심이 있다”며 “가격 협상을 위해 서로 편리한 시간에 맞춰 되도록 빨리 회의를 잡는 것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브로드컴은 신중한 자세를 보이고 있다. 브로드컴은 이날 성명에서 “퀄컴이 제시한 프로세스가 신속한 합의로 이어진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양측 모두 현실적이라는 조건으로 협상할 준비는 돼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브로드컴은 이달 초 퀄컴을 부채 포함 1440억 달러에 인수하겠다고 제안했다. 그러나 퀄컴이 네덜란드 반도체 업체 NXP를 440억 달러에 인수하기로 합의하고 나서 인수가를 1420억 달러로 낮췄다.
퀄컴은 세계 3위 반도체 업체로, 4위인 브로드컴보다 덩치가 크다. 브로드컴은 퀄컴 인수를 통해 삼성전자와 인텔에 이은 세계 3위 업체로 도약하려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