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재부 또 1년 만에 과장급 대규모 인사…예산-정책 교차, 현오석 실패 반복

입력 2018-02-14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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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재정부가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 취임 후 첫 과장급 인사에서 75%나 교체하는 대규모 인사를 단행했다. 예산실 과장들이 정책국으로 옮기는 등 변화가 컸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예산과 세제를 맞바꾸는 인사로 실패를 맛봤던 현오석 부총리의 인사 참사가 반복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기재부는 13일 전체 106개 과장 직위 중 79개를 교체(75%)하는 큰 폭의 과장급 인사를 단행했다. 기재부는 이번 인사의 특징으로 1·2차관 간 교차인사 폭을 확대(2017년 8명→올해 20명)했다고 밝혔다.

혁신성장 등 주요 국정과제 관련 정책부서 과장에는 예산·세제·금융 경험이 풍부한 인사들을 보임함으로써 정책수단(Policy tool) 간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했다. 또 정책·세제 관련 전문성이 높은 과장들이 예산실·재정혁신국 등에 신규 진입함으로써 예산·재정 분야에서 새로운 변화의 바람이 불 것으로 기대된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홍민석 거시경제전략과장을 홍보담당관으로 임명하는 등 행정고시 43~44회 등 젊고 유능한 서기관을 주요 보직 및 신규 과장으로 발탁해 조직의 활력을 제고했다. 정유리(44회·혁신정책), 정남희(44회·규제법무 예정) 등 여성 과장을 확대하는 등 균형인사도 고려했다.

하지만 이번 인사를 두고 기재부 내부에서는 예산-세제실 과장을 무리하게 맞바꾸는 등 인사 참사를 기록했던 현오석 부총리의 인사스타일과 비슷하다는 얘기가 나온다. 현 부총리는 취임 후 예산(2차관), 세제(1차관)로 나뉘어 있던 것을 2차관 산하로 묶으며 예산실과 세제실 과장급 인사를 교류했다. 그러나 전혀 상반된 업무 스타일에 공무원들이 1년 내내 적응만 하다 제자리로 돌아갔다.

또 인사혁신처가 지난해 7월 정기 인사감사에서 기재부가 필수 보직기간을 지키지 못한 사실을 지적했지만 1년 만에 과장급 인사를 단행하면서 이를 무시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인사혁신처는 기재부가 필수 보직기간을 지키지 못하는 비율이 과장급에서 무려 53.5%에 달하고 평균 재직기간은 1년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기재부 고위 관계자는 “1년마다 보직을 이동하는 것에 대해 내부에서도 문제로 지적되지만 정례화돼 고치기 힘들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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