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모회사 알파벳의 실패한 ‘기타 베팅’…“혁신·수익 두 마리 토끼 다 놓쳐”

입력 2018-02-11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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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파벳 퇴사하고 창업하는 인재 늘어…웨이모, 우버와의 소송 끝냈지만 수익모델 창출 큰 과제로

▲구글 모회사 알파벳 산하 웨이모의 자율주행차량. AP뉴시스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이 딜레마에 빠졌다. 혁신과 수익 두 마리 토끼를 다 놓치고 있다. 앞서 구글은 지난 2015년 모회사 알파벳을 설립했다. 당시 구글은 알파벳이 자율주행차량, 스마트홈 등 혁신적인 제품과 서비스 개발을 총괄할 것이라고 밝혔다. 여러 프로젝트가 알파벳 산하 ‘기타 부문(Other Bets)’에 들어가게 됐다.

그러나 구글이 알파벳을 중심으로 한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고 나서 득보다 실이 더 많다는 평가다. 알파벳은 기타 부문에 대한 베팅을 통해 수익원 다각화를 추진하지만 이런 웅대한 비전에 대한 성과는 거의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10일(현지시간) 비즈니스인사이더가 지적했다.

스마트홈 업체 네스트(Nest)는 알파벳 산하 기타 부문이 처한 불확실한 미래를 나타낸다. 구글은 지난 7일 알파벳 밑에서 그동안 독립적으로 운영됐던 네스트를 재흡수한다고 발표했다. 네스트가 기타 부문 자격을 박탈당하고 다시 구글로 돌아간 것이 알파벳의 경영전략 변화를 의미하는지는 아직 단정할 수 없다. 그러나 이는 알파벳이 기타 부문을 통해 펼친 청사진이 가진 단점을 보여준다고 비즈니스인사이더는 전했다.

알파벳 전·현직 직원들은 현 사업구조가 구글에만 좋다고 지적했다. 순다르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CEO)가 성과가 불확실한 혁신적인 프로젝트 관리에 시간과 노력을 낭비하지 않고 지메일과 구글 지도 등 핵심 제품 개선에 집중할 수 있다. 또 구글이 기발한 프로젝트에 너무 많은 돈을 투자하고 있다는 주주들의 불안을 덜 수 있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알파벳으로 이동했던 핵심 인재들은 회사의 관료주의적인 시스템에 크게 좌절하고 있다. 이들은 당초 알파벳 밑에서 사내 스타트업을 운영하는 최고경영자(CEO)가 될 것이라는 약속을 회사로부터 받았다. 그러나 자금 조달을 관리하는 루스 포랏 알파벳 최고재무책임자(CFO)에 의해 제동이 걸렸다. 구글 공동창업자인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의 변덕도 문제로 꼽히고 있다.

이에 알파벳 설립 이후 핵심 인재들이 퇴직하고 자신의 회사를 세운 것은 우연이 아니다. 네스트 설립자인 토니 파델은 지난 2016년 6월 사임하고 현재 ‘퓨처셰이프’라는 새 벤처캐피털을 운영하고 있다. 자율주행차량 부문의 기술 총책임자였던 크리스 엄슨도 2016년 회사를 떠나 자신의 스타트업인 ‘오로라’를 시작했다.

알파벳의 ‘기타 부문’이 전혀 수익을 창출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더 큰 문제라고 비즈니스인사이더는 지적했다. 현재 광고를 제외하고 분기당 10억 달러(약 1조910억 원)를 벌어들이는 수익원은 구글 클라우드다. 이 사업은 기타 부문이 아니라 구글 내부에서 나왔다. 확실히 기타 부문 베팅 전략은 새로운 수십억 달러 규모 비즈니스를 창출하는 효율적인 방법은 아니라고 전문가들은 꼬집었다.

알파벳 산하 자율주행차량 자회사인 웨이모는 전날 우버와의 지식재산권 소송을 끝내기로 합의했다. 웨이모는 전날 2억4500만 달러 상당의 주식을 우버 측으로부터 받기로 하고 자사 기술을 사용하지 않기로 하는 약속을 받아내는 등 사실상 승소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소송이 끝났지만 웨이모는 더 큰 문제, 즉 ‘수익모델 창출’이라는 과제가 기다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제너럴모터스(GM)에서 선임 전략운영 매니저를 역임한 제이슨 도란은 “웨이모는 기술적인 이점이 있을 수 있다”며 “그러나 그들은 사업모델을 찾아내야 한다”고 말했다.

웨이모가 자율주행차량 부문에서 기술을 선도하고 있지만 이를 실제 돈을 벌 수 있는 사업구조로 발전시킬 수 있는지 업계에서는 부정적 의견이 팽배하다고 NYT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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