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아침 인도에서는 스마트폰이 바쁘게 울린다. 지인들끼리 아침 인사를 전하는 메시지가 쉴 새 없이 쏟아지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것이 인도의 스마트폰 보급과 함께 생겨난 흥미로운 현상이라며 상세히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스마트폰을 가진 인도인이라면 매일 아침 지인들에게 메시지를 보내며 하루를 시작한다. 햇빛에 물든 꽃이나 사랑스러운 어린아이, 동물을 배경으로 한 사진에 빼놓지 않는 것이 ‘좋은 아침(Good Morning·굿모닝)’이라는 글귀다. 올해 첫날에는 새해 인사를 담은 일출 사진이 쏟아졌다. 페이스북의 메신저 앱 왓츠앱은 인도에서 200억 건 이상의 새해 인사 메시지가 발송되었으며 이는 어느 나라보다 많은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5년 간 구글에서 ‘굿모닝 메시지’를 검색한 횟수는 10배 늘었다. 이미지 검색 플랫폼 핀터레스트는 아예 아침 인사 섹션을 추가했다. 지난 1년간 인사용 사진을 내려받은 인도인은 9배 증가했다. 인도에서 월간 이용자 2억 명을 보유한 왓츠앱은 주소록의 모든 사람에게 한 번에 메시지를 보낼 수 있는 기능을 지난해 추가하기도 했다.
인도 사람들은 직장 동료나 학교 친구, 가족과 친지 등을 아우르는 대규모 인맥을 중시한다. 결혼식에 수백 명은 기본, 수천 명의 손님을 초대하는 경우도 있다. 인도 특유의 문화에 스마트폰과 무선인터넷이 결합하면서 ‘메시지 폭탄’ 현상도 나타났다. 아침 인사 이미지 사이트 위시굿모닝닷컴을 운영하는 칸와조트 싱은 “아침마다 답장을 보내는 데 최대 45분을 보낸다”면서 “사람들이 날 기억하는 것이 행복하다”고 말했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가장 유명한 굿모닝 메시지 애호가이다. 모디 총리는 오전 5시에 일어나 요가를 하고 메시지를 보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모디 총리는 자신의 메시지에 답하지 않은 의원들을 지적하기도 했다.
일부에서는 과도한 메시지가 스마트폰 저장공간을 부족하게 만든다는 불만을 토로한다. 웨스턴디지털의 조사에 따르면 인도 스마트폰 사용자 3명 중 1명은 아침마다 휴대전화 저장공간 부족을 겪는다. 미국에서는 10명 중 1명에게나 일어나는 일이다.
실리콘밸리의 개발자들은 인도의 굿모닝 메시지 홍수 해법을 제시하느라 머리를 싸맨다. 구글은 이미지를 검색해 즉시 삭제할 수 있는 앱을 내놓았다. 데이터베이스와 인공지능(AI)을 이용해 특정 유형의 이미지를 찾아내는 방식이다. 이 앱은 지금까지 1000만 회 이상 다운로드 됐으며 특히 인도 이용자가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 구글은 사용자 당 평균 1GB(기가바이트) 이상의 데이터를 처리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