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그쳐…포스코 등 철강·건설株는 순항…경기회복세에 경기민감株 주목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이후 코스피 지수의 누적 상승률은 24일 종가 기준 2.53%에 그쳤다. 같은 기간 코스닥 상승률이 13.60%를 기록한 것에 비교해도 한참 부진한 수치다.
전 세계적으로 신흥국 시장에 자금 유입이 강화되고 있지만, 우리 증시의 외국인 투자자 수급은 혼조세를 보이고 있다. 이 기간 외국인의 코스피 누적 순매수 규모는 1353억 원에 그쳐 코스닥(9313억 원)보다 크게 뒤처졌다. 외국인은 이날도 코스피시장에서 129억 원의 자금을 빼냈다.
이 같은 코스피 소외현상의 원인은 지난해 4분기 실적에 대한 불확실성 때문이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번 실적시즌은 기대 이하에 그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코스피 4분기 영업이익 시장 추정치(컨센서스)는 47조8000억 원으로, 실적 눈높이를 낮추는 작업이 진행 중이다. 실적시즌의 포문을 연 삼성전자의 4분기 영업이익은 15조1000억 원에 그쳐 컨센서스를 4.6% 밑돌았으며 LG전자(-21.4%), LG디스플레이(-82.7%) 등 어닝 쇼크가 이어지고 있다. 코스피 연간 영업이익 컨센서스 역시 지난해 10월 말 194조1000억 원으로 고점을 찍은 후 현재 192조 원까지 하락했다.
정다이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코스피가 상승세로 진입하기 위해서는 이익전망치가 상향 반전하거나, 밸류에이션 상승 요인이 필요하다”면서 “지금까지 발표된 4분기 실적이 시장 예상치를 하회하고 있고, 한국의 경기선행지수 개선세가 둔화한 점을 고려하면 실적 확신을 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코스피를 이끌던 IT주의 차익실현이 이어지는 동안 시장의 관심은 경기민감주로 이동했다. 코스피 철강금속업종 지수 상승률은 11.06%를 기록, 코스피 상승률을 압도했다. 건설업종은 9.8%, 화학업종은 4.14% 각각 올라 역시 코스피 상승률을 웃돌았다. 이 기간 전기전자업종이 2.4% 하락한 것과 대조적이다. 이들 업종 대표 종목들의 주가도 순항하고 있다. 포스코는 올해 들어서만 14.16% 상승했으며, 롯데케미칼도 11.79% 올랐다.
특히, 증시 전문가들은 경기 회복에 이은 인플레이션 국면을 맞이하면서 경기민감주 접근 전략이 유효할 것으로 전망했다. 현 상황은 장기간 금리 인하 후 글로벌 제조업 회복이 이뤄지면서 원자재 강세·달러 약세가 나타난 2005년과 유사하다.
서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2005년은 금리와 주가지수가 동반 상승하면서 증시에서 경기민감주에 대한 관심이 본격화됐다”면서 “2018년이 경기확장 시기임을 생각할 때, 경기민감주의 강세를 재현할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