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점 창업 전 3개월 간 무상으로 운영해 보세요”

입력 2018-01-25 10:24수정 2018-01-25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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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지상 씨알트리 대표, 사회적 프로젝트 '위너셰프' 29일까지 신청 받아

▲유지상 씨알트리 대표가 22일 서울 은평구 위너셰프에서 이투데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
“쉽게 말해 식당 하다 망하는 사람들이 겪게 되는 고통을 덜어주자는 데서 시작한 사회적 프로젝트입니다.”

3개월간 임대료나 관리비 등을 무상 지원해주며 나만의 음식점을 운영할 기회를 주는 곳이 있다. 씨알트리의 ‘위너셰프’다. 위너셰프는 외식창업 인큐베이팅 전문업체인 씨알트리의 사회적 프로젝트로, 외식 창업을 희망하는 다섯 팀에 주방과 홀은 물론 식기까지 갖춘 100평 규모의 공간을 무상으로 제공한다. 여기엔 국내 대표 식품기업과 농림축산식품부의 지원이 뒤따른다. 운영 결과 발생하는 수익은 100% 본인들의 몫으로 선발 팀은 음식을 만들 때 들어가는 재료비, 수도·가스 사용료 등 소모성 경비만 부담하면 된다. 프로젝트를 총괄 기획한 유지상 씨알트리 대표는 음식전문 기자, 한식대첩 심사위원 등 음식과 관련한 활발한 활동을 해온 인물이다.

사실 그가 처음부터 이런 프로젝트를 구상한 것은 아니었다. 유 대표는 요리하는 걸 좋아해서 테이블 4개 정도 놓고 음식을 만들면서 지내야겠다는 생각이었다고 한다. 그런 그가 생각을 바꾼 데는 사회에서 얻은 것들을 사회적 가치로 환원해 보라는 주변의 권유 때문이었다.

“주변을 보니 음식점을 하던 사람들이 많이 망하더라. 그걸 도와줘야겠다는 생각이 하나의 계기였다”는 그는 “또 한 가지 이유로 이들이 음식에 대한 철학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돈을 벌어야겠다는 생각으로만 음식이 나오면 안 된다는 철학을 갖고 있는 유 대표는 외식 창업에 실패하는 이유로 ‘욕심’을 꼽았다. 대부분이 고객이 먹고 싶은 것이 아닌, 스스로 팔고 싶은 것만 생각한다는 것이다. 유 대표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어떻게 팔 것인지 생각하지 않고 레시피만 생각한다”며 “맛있고 싸면 손님이 올 것이라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다. 눈 맞추고 대화하며 손님에 대해 무언가를 기억해 두는 것이 음식값을 고민하는 것보다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유 대표의 철학이 반영된 위너셰프는 단지 예비창업자에게 대박의 꿈만 꾸게 하지는 않는다. 최종 선발된 참가자들에겐 ‘음식 인문학’부터 ‘고객 서비스 마인드’, ‘상권 분석’까지 다양한 커리큘럼을 제공한다. 유 대표는 “대박 식당을 꿈꾸는 사람은 지원자로 원치 않는다”면서 “아침에 일어나 일하러 갈 곳이 있게 하는 것이 1차, 한 달 일한 끝에 생활비를 얻게 하는 게 2차 목표”라고 설명했다. 외식업계에 대한 현실적인 시각이 반영된 프로그램이다.

위너셰프 매장은 100평 규모의 푸드코트 형태다. 최종 선발된 5팀은 5개 부스로 나뉘어 3개월간 운영하게 된다. 유 대표는 “위너셰프 매장 규모인 100평짜리 식당을 내려면 보통 자기자본만 1억5000만 원, 월세로는 150만~200만 원 정도 들어간다”며 “위너셰프엔 그 비용이 전혀 들지 않기 때문에 자기가 하는 만큼 팔고 가져가면 된다”고 말했다.

올해로 2기째를 맞는 위너셰프는 29일까지 사업 계획서와 함께 신청을 받고 있다. 올해는 수익 일부를 사회 도움이 필요한 곳에 환원하는 시스템도 갖출 예정이다. 유 대표는 창업을 꿈꾸는 사람들에게 “무턱대고 덥석 달려들지 말라. 알아서 돈을 벌게 되는 비즈니스란 없다”며 “위너셰프를 통해 외식 창업을 무상으로 경험해 보길 바란다”고 말했다.

▲유지상 씨알트리 대표가 22일 서울 은평구 위너셰프에서 이투데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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