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임원승진 3대 키워드 …‘내실ㆍR&Dㆍ외국인’

입력 2017-12-29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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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 임원승진 7년래 최소, 이사대우 줄면서 더 높아진 임원 문턱

현대차그룹이 2018년 정기 임원승진 인사를 단행했다. 전체 승진 규모는 2011년(309명) 이후 7년만에 가장 작았다. 승진인사의 대부분이 연구개발본부에 집중됐고, 외국인 임원의 승진과 발탁이 눈길을 끌었다.

29일 창사 50주년을 맞은 현대차는 전날 2018년 정기 임원승진 인사를 단행했다. 승진 임원은 현대차와 기아차 159명, 계열사 151명 등 총 310명이다. 지난해 정기 인사(348명)보다 약 10.9% 줄었다. 309명의 임원승진을 단행했던 2011년 이후 가장 작은 규모이기도 하다.

이번 인사의 3가지 특징은 △내실 다지기 △연구개발본부 약진 △외국인 임원의 승진과 발탁 등으로 요약된다.

앞서 그룹의 중심인 현대차는 올해 글로벌 주요시장에서 극심한 침체기를 겪었다. 특히 미국과 중국판매가 전년 대비 각각 19%와 42% 급감하기도 했다. 미국에서는 신차 ‘라이프사이클’이 불리한 위치에 접어들었고, 한중관계 악화 여파가 중국 판매를 끌어내렸다.

회사 안팎의 사정이 녹록지 않았던 만큼 임원인사는 내실 다지기에 초점을 맞췄다. 그룹인사는 2012년 현대건설 인수합병에 성공한 직후 무려 465명에 달하는 인사를 내 사상 최대규모를 기록했다. 이후 등락을 거듭해 2015년(433명)을 정점으로 점진적으로 규모를 줄여왔다. 같은 기간 초급임원인 이사대우 승진자도 160명에서 올해 115명으로 줄었다. 계열사가 늘어나는 가운데 이사대우 승진규모가 줄어든다는 것은 그만큼 그룹내에서 임원달기가 더욱 어려워졌음을 의미한다.

그럼에도 연구개발(R&D)본부 공로자에 대한 승진에는 인색하지 않았다. 지난해 133명보다 많은 137명이 올해 승진자에 이름을 올렸다. 전체 승진자가 감소하면서 이들이 차지하는 비율은 38.2%에서 44.2%로 6.0% 포인트 상승했다. 비중도 최근 5년 중 최대치다. 부사장 승진자 15명 가운데 8명도 R&D분야 임원이다.

전체 임원승진이 줄었지만 부사장 승진자는 15명이나 된다. 역대 최대 승진잔치(465명)를 벌였던 2012년과 동일한 규모다. 그룹 측은 이와 관련해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리더 후보군을 확보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최근 3년 사이 전체 임원승진 규모는 368명→348명→310명으로 줄었지만 부사장급 승진자는 오히려 8명→11명→15명으로 규모와 비율을 키웠다.

외국인 임원의 약진도 눈여겨볼 만하다. 특히 루크 동커볼케 현대차 디자인센터장의 부사장 승진은 향후 회사의 디자인역량 강화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동커볼케 부사장은 현대차와 기아차 디자인을 총괄하고 있는 피터 슈라이어 사장(CDO)와 함께 회사의 디자인 역량을 강화하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상용차 부문도 다임러 그룹 출신의 능력있는 외국인 인재를 영입해 경쟁력을 높일 계획이다. 마이크 지글러 현대ㆍ기아차 상용 R&D 전략실장(이사)과, 마크 프레이뮬러 현대차 상용해외신사업추진TFT장(이사)이 주인공이다. 지글러 이사는 다임러 트럭부문 개발과 선행기술을 담당한 인물이다. 향후 현대차그룹에서 상용차 개발 프로젝트와 제품 전략 수립, 신기술 사업화 역할 등을 맡는다. 프레이뮬러 이사 역시 메르세데스-벤츠 미니버스 판매ㆍ마케팅 담당이사를 거쳐 다임러-벤츠 상용 PM, 판매ㆍ마케팅 업무를 담당했던 인물이다.

아울러 이번 정기인사에서는 여성 3인방이 유리천장을 뚫었다. 안현주 IT기획실장(이사대우)은 이번 인사에서 이사로 승진했다. 안 이사는 2015년 이사대우로 승진하면서 공채 출신 첫 여성임원이 됐다. 최유경 현대카드 디지털 페이먼트실장(부장)도 올해 이사대우로 승진했다. 이밖에 김원옥 현대엔지니어링 상무보는 상무로 승진했다.

현대차그룹은 매년 임원승진자의 1%를 여서으로 채웠다. 올해 3명의 여성이 임원 승진자에 이름을 올리면서 현대차그룹 내 여성 임원은 총 14명이 됐다.

현대차그룹은 관계자는 “경영환경의 불확실성 확대에 대비한 내실경영을 더욱 강화하면서 실적 위주의 인사 원칙을 철저히 반영했다”며 “미래 환경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고 중장기적 관점에서 리더 후보군을 육성하기 위해 부사장급 승진을 확대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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