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워드로 보는 이슈] 중국 선전과 실리콘밸리의 결합…‘캘리차이나’가 뜬다

입력 2017-11-23 0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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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밸리 혁신 아이디어를 선전에서 실험…에어버스ㆍ애플 등 다국적 기업 혁신센터로 주목

▲중국 선전에서 19일(현지시간) 열린 하이테크 박람회에서 어린이들이 로봇을 살펴보고 있다. 선전/신화뉴시스

홍콩 바로 옆에 있는 중국 광둥성 선전이 글로벌 혁신을 이끄는 중심 지역으로 부상하고 있다.

선전은 1979년만 해도 작은 어촌에 불과했다. 그러나 개혁개방의 물결을 타고 가파르게 성장한 끝에 현재 중국은 물론 전 세계 제조업 생산기지로 부상했다. 애플 아이폰을 위탁생산하는 중국 폭스콘과 중국 스마트폰 생산업체 화웨이가 선전에 둥지를 틀었다. 선전의 ‘화창베이(華强北)’ 시장은 중국 최대 IT 전자상가로, 고객이 원하는 어떤 전자제품도 구할 수 있는 시장으로 유명하다.

특히 선전은 최근 미국 실리콘밸리와 결합해 환태평양에 거대한 혁신 허브를 형성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를 캘리포니아와 중국의 합성어인 ‘캘리차이나(Calichina)’로 부르면서 선전의 역동성에 주목하고 있다고 21일(현지시간) 미국 경제지 포브스가 소개했다.

캘리차이나의 핵심 개념은 실리콘밸리에서 아이디어를 만들고 선전에서 이를 구체화하는 것이다. 이는 단순히 선전이 실리콘밸리의 하청 생산기지 역할을 한다는 의미가 아니다. 실리콘밸리에서 탄생한 각양각색의 아이디어들이 선전에서 시험을 통해 실용화로 진전되고 있다.

포브스는 보잉과 더불어 세계 양대 항공기 제조업체인 에어버스가 최근 실리콘밸리 중심인 새너제이에 이어 선전을 자사의 두 번째 혁신센터가 들어설 곳으로 낙점한 것이 캘리차이나의 부상을 상징한다고 설명했다. 유럽의 핵심기업인 에어버스가 프랑스 파리의 ‘실리콘상티에(Silicon Sentier)’나 독일 베를린의 ‘실리콘알리(Silicon Allee)’, 하다못해 중국과의 합작 생산라인이 있는 톈진 대신 선전을 선택한 데 의미가 있다는 것이다.

이미 에어버스는 선전에서 조종석이 없는 1인용 자율주행 비행택시인 ‘바하나(Vahana)’ 프로젝트와 이를 위한 항공관제 시스템, 헬리콥터 공유 서비스 등 실리콘밸리에서 탄생한 혁신적인 아이디어들을 실험하고 있다. 혁신센터는 이런 아이디어들을 실제로 옮기는데 주도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캘리차이나 커넥션은 에어버스에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다. 애플은 지난해 10월 선전에 새 연구ㆍ개발(R&D) 센터를 열었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20년 전 처음 중국을 방문했을 때 선전이 첫 번째 목적지였다”며 “애플은 항상 혁신적인 제품에 가치를 두고 있기 때문에 우리의 제조 파트너들도 매우 빠르게 발전해야 한다. 우리는 이미 선전에서 10만 명 이상을 고용하고 있다. 선전은 애플에 매우 중요한 도시”라고 강조했다.

HSBC홀딩스는 이달 초 중국 기업 혁신 보고서에서 선전이 가장 혁신적인 도시로 조사됐다며 선전은 전통적인 제조업에서 신흥 경제로 전환하고 있다고 밝혔다. HSBC는 중국 상장사 1200개사를 대상으로 R&D 투자 규모와 특허 수, 사업모델의 독창성 등을 종합한 결과 선전에 본사를 둔 기업의 평균 점수가 가장 높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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