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 중립성, 구글·페이스북 등 성장 배경으로 꼽혀…통신업체들은 5G 시대 맞아 대규모 투자 필요하다며 폐기 주장
미국이 역사적인 ‘망 중립성(Net Neutrality)’ 규정 폐기를 추진하면서 케이블과 통신업체 등 망 사업자와 구글과 페이스북 등 플랫폼 사업자 간에 대격돌을 예고하고 있다.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시절 제정된 망 중립성 규정 폐기를 검토하고 있다고 21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아짓 파이 FCC 위원장은 망 중립성 규정의 완전 폐지를 원하고 있으며 오는 12월 14일 FCC 정기회의에서 표결이 이뤄질 전망이다. FCC는 현재 아짓 위원장을 포함해 5명 위원 중 3명이 집권여당인 공화당 쪽 인사여서 망 중립성 폐기로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고 NYT는 내다봤다. 그러나 망 중립성 폐기로 불이익을 당하게 될 플랫폼 사업자들이 법적 투쟁을 불사하는 등 강하게 반발할 것으로 예상돼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망 중립성은 망 사업자가 이용자와 인터넷에서 발생하는 모든 트래픽에 대해서 동등하게 취급해야 한다는 원칙이다. 이 원칙에 따르면 망 사업자는 특정 사이트 접속을 차단하거나 우선적으로 접속할 수 있게 하는 것, 속도를 차별해 제공하는 것 등이 금지된다.
그동안 이 원칙에 따라 구글과 아마존 페이스북 등 콘텐츠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 사업자들이 막대한 트래픽을 유발하면서도 접속료 이외 추가 비용을 지불하지 않아 급속히 성장할 수 있었다.
AT&T 등 망 사업자들은 망 중립성이 네트워크 투자에 장애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주장해왔다. 대규모로 투자해도 이익은 플랫폼 사업자들이 가져가 투자를 저해한다는 것이다. 특히 이들 사업자는 5세대(5G) 이동통신망 시대를 맞아 네트워크 설비를 강화할 필요가 있기 때문에 그동안 공짜이익을 누렸던 플랫폼 사업자들도 부담을 분담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중소 온라인 업체들은 망 중립성이 무너지면 비용 부담을 견딜 수 있는 아마존과 같은 대기업만 혜택을 본다며 이는 혁신을 해치는 것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아울러 넷플릭스 등의 스트리밍 서비스 요금도 올라갈 가능성이 있다.
파이 위원장은 “현재 망 중립성 규정은 오히려 소비자의 선택을 저해하고 네트워크 확장과 업그레이드 투자를 억제한다”며 “인터넷 서비스 업체들이 새 비즈니스 모델을 실험하는 것도 방해하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