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산 자동차 한국 점유율 FTA이후 2배 급증
국산 자동차가 한미 FTA 체결 이후 미국의 수입관세 철폐 효과를 누리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1~9월) 국산차의 미국 수출 증가율은 0%였다. 반면 미국산 자동차는 FTA이후 국내 점유율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19일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올해(이하 1~9월 기준) 국산 자동차의 대미 수출 금액은 112억5900만 달러로 나타났다. 이는 작년 같은 기간보다 200만 달러 늘어나는데 그친 것으로, 사실상 대미 수출 증가율은 0%다.
미국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라 2016년부터 한국산 승용차에 대한 수입 관세(2.5%)를 철폐했다. 때문에 이같은 수출 정체는 사실상 수출 감소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국산차의 대미 수출 증가율은 지난해에도 전년보다 10.9% 줄어든 바 있다.
무역협회는 "자동차와 자동차부품은 대미 수출 1, 2위 품목이지만 주력 모델 노후화, 업체 간 경쟁 심화, 마케팅 비용 증가 등으로 완성차 수출이 정체되고 있다"며 "이 때문에 부품 수출도 동반 감소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한미 FTA 발효 이후 미국산 자동차의 한국시장 점유율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미국산 자동차 수입은 최근 크게 증가해 올해 13억500만 달러에 달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6% 증가한 수치로, 2012년 한미 FTA 발효 후 미국산 자동차 수입은 연평균 37.2%씩 증가했다.
한국시장 점유율도 FTA 발효 전 9.6%에서 지난해 18.0%로 확대됐다. 2015년부터는 일본산 점유율을 추월한 수치다. 물론 이같은 미국산 자동차의 증가는 비단 미국 브랜드 자동차가 많이 팔린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미국에 생산 공장을 두고 있는 일본과 독일 메이커의 자동차가 한국에 수입되는 경우가 늘었기 때문이다.
한국은 미국 자동차에 대한 수입 관세(발효 전 8%)를 발효 즉시 절반(4%)으로 낮춘 뒤 2016년 완전히 없앴다. 미국 자동차는 한미 FTA 관세 인하(철폐) 혜택을 톡톡히 본 셈이다. 반면 국산차는 본격적인 관세 철폐 혜택을 누리지 못한 것으로 분석된다.
무역협회는 "이 같은 통계는 자동차 부문에서 미국의 대한국 무역적자는 한미 FTA로 인한 것이 아니라는 점을 설명해준다"고 밝혔다. 한미 FTA 개정협상을 앞둔 미국이 자동차를 불공정 무역의 대표 사례로 꼽고 있는 만큼 이 같은 통계는 향후 우리 측의 주요 반박 논리로 활용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