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럭, 한 번 충전으로 805km 주행 등 기술력 과시
미국 전기자동차 테슬라가 전기 트럭과 차세대 스포츠카 등 신규 라인업을 공개하면서 자사의 기술력을 마음껏 뽐냈다. 그러나 생산병목현상은 여전히 테슬라의 가장 큰 고민거리로 남을 전망이다.
테슬라는 16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주 로스앤젤레스(LA)에서 열린 이벤트에서 전기 트럭 ‘세미(Semi)’를 공개했다고 CNBC방송이 보도했다.
세미의 가장 큰 특징은 전기차의 ‘주행거리 불안’을 크게 완화시킬 수 있는 배터리 성능이다. 엘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세미는 한번 충전하면 최대 적재 중량의 화물을 싣고 고속도로 속도인 시속 100km의 속도로 500마일(약 805km)을 주행할 수 있다”며 “기존 디젤 트럭을 압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세미는 출발 후 5초 안에 시속 약 100km까지 가속할 수 있고 8만 파운드(약 36t)의 짐을 실어도 그 시간은 20초에 불과하다고 테슬라는 설명했다.
머스크는 “총 비용을 고려하면 마일당 가격 면에서 세미가 디젤 트럭보다 유리하다”며 “또 기존 트럭보다 훨씬 쉽게 운전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언급했다.
모든 세미 트럭에는 기본적인 자율주행차량 장비가 탑재돼 운전을 돕고 무게중심이 낮게 설계돼 전복 사고를 줄여준다. 테슬라는 트럭 배터리를 30분 안에 절반가량 충전할 수 있는 급속충전소도 설치할 것이라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세미가 첨단 기능을 뽐내고 있지만 화물차 사업자들에게 확실히 매력적일지가 최대 관건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레베카 린드랜드 켈리블루북 애널리스트는 “테슬라 세미가 직면한 최대 도전은 바로 고객”이라며 “트럭 구매자들은 전기차의 팬이 아니라 사업을 하는 사람들이다. 전기 트럭이 기존 디젤 트럭보다 더 비용효율적이라는 점을 확신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테슬라는 이날 차세대 스포츠카인 ‘로드스터’도 공개했다. 새 차종은 지난 2008년 테슬라가 처음으로 상용화시켰으며 2012년 단종된 로드스터의 후속 모델이다. 머스크는 새 로드스터가 출발에서 시속 60마일(약 97km)에 도달하기까지 걸리는 시간이 1.9초에 불과해 세계 그 어떤 차보다 높은 가속력을 자랑한다고 강조했다. 또 로드스터는 한번 충전으로 1000km 이상을 주행할 수 있다. 이는 LA에서 샌프란시스코까지 충전하지 않고 왕복할 수 있는 거리다.
세미와 로드스터가 파격적인 성능을 자랑하고 있지만 테슬라의 생산능력에 대한 의문은 여전히 크다. 머스크 CEO는 오는 2019년부터 세미 트럭을 생산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테슬라의 첫 보급형 전기차인 모델3 생산 목표 달성에도 실패한 상황에서 세미 트럭에 대한 약속을 어떻게 성취할 수 있을지 여전히 불명확하다.
테슬라는 지난 3분기 모델3 생산량이 목표에 크게 미달한 영향으로 6억1900만 달러의 순실을 기록했다. 이는 테슬라 사상 최대 규모 적자다.
미국 경제지 포춘은 세미 트럭은 모델3와 같은 모터와 핸들을 쓰는 등 부품을 상당 부분 공유한다며 이는 테슬라가 생산 지체를 최대한 줄이려는 전략이라고 풀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