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재판에서 쏟아진 작심 발언...격한 감정 여과없이 노출

조현준 “홍보대행사 박수환 대표가 비리 폭로하겠다 협박”

최근 진행된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 심리 등에서 기업인들과 연관된 ‘작심 발언’이 터져 나와 눈길을 끌었다.

조현준 효성 회장은 최근 법정에서 박수환 전 뉴스커뮤니케이션 대표에 대한 감정을 드러냈다.

효성그룹은 2014년 조석래 회장 장남인 조 회장과 2남인 조현문 전 부사장의 갈등이 외부에 표출되면서 ‘형제의 난’이 시작됐다.

조 전 부사장은 횡령과 배임 의혹을 제기하며 조 회장을 수차례 검찰에 고발했고, 이 과정에서 박 전 대표가 소송 전략을 짜주거나 법률자문을 맡아오며 이익을 챙겨온 것으로 나타났다.

조 회장은 서울중앙지법 형사23부(김태업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박 전 대표와 송희영 전 조선일보 주필의 대우조선해양 비리 관련 배임수재·배임증재 혐의 재판에서 “가족 간 분쟁에 홍보대행사 대표가 개입한 상황을 이해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날 검찰 측 증인으로 참석한 조 회장은 동생인 조 전 부사장과의 갈등을 풀기 위해 송 주필이 박 전 대표와의 만남을 제안했다고 진술했다.

조 회장은 “홍보대행사 대표가 회사 업무가 아닌 개인 재산분쟁에 관여하는 것은 처음 봤다”며 “상식 밖의 일이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더불어 “2013년 2월 동생이 퇴사한 후 박 전 대표가 찾아와 ‘조 전 부사장이 회사 성장의 주역’이라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배포하지 않으면 효성이 서초동을 가게 될 것이라며 협박했다”고 밝혔다. 이날 검찰은 조 전 부사장의 비상장 주식을 조 회장이 고가에 매수하도록 할 경우 박 전 대표가 100억 원가량의 성공보수를 받기로 했던 정황도 추궁했다.

이에 대해 조 회장은 관계를 개선하기 위해 조 전 부사장의 비상장 주식을 고가에 사들여야 한다는 얘기를 박 전 대표를 비롯한 여러 언론인에게 들었다고 주장했다.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 등의 항소심 공판에서는 박상진 전 사장과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3남인 김동선 씨가 얽힌 일화가 쟁점이 됐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서울고법 형사13부(정형식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재판에서 동선 씨가 박 전 사장에게 안 좋은 감정이 있다는 내용이 담긴 김종찬 전 승마협회 전무의 진술조서를 공개했다.

김 전 전무는 진술조서에서 2015년 4월 동선 씨가 올림픽 출전을 준비하는 선수들을 대표해 박 전 사장에게 지원 금액을 늘려 달라고 요구하기 위해 면담을 했지만, 질책을 당했다고 밝혔다.

조서에 따르면 당시 박 전 사장은 선수가 협회장에게 면담을 요청한 것을 기분 나빠하면서 ‘건방진 놈’이라고 험한 말을 했고, 동선 씨는 이에 대해 매우 화가 나 있었다고 진술했다.

특검팀은 이 일화가 박 전 사장이 대한승마협회장 시절 최순실 씨의 딸 정유라 씨에게만 지원을 집중한 정황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 부회장 측 변호인은 박 전 사장이 화를 낸 것은 동선 씨가 안하무인 격 태도 때문이라고 맞섰다. 변호인은 김 전 전무가 동선 씨로부터 받은 문자 내용을 지적하며 “박 전 사장은 김(동선) 씨의 아버지뻘인데 반말을 쓰고 있다”며 “김(동선) 씨가 이런 태도를 보이자 참지 못하고 심하게 나무란 것”이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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