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파라다이스 페이퍼스’다…ICIJ, 전 세계 1억3400만 명 탈세 폭로

입력 2017-11-06 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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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개월간 버뮤다 법률회사 애플비 등에서 유출된 데이터 분석…영국 여왕·캐나다 총리 등 상류층 대거 명단에 포함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가 5일(현지시간) 전 세계 슈퍼리치와 정치권 최고위층 인사, 대기업 등이 해외 조세피난처에 막대한 양의 현금을 쌓아놓았다는 사실을 폭로해 파문이 일고 있다.

ICIJ는 우리나라의 뉴스타파와 영국 BBC방송 등 95개 미디어 파트너와 연계해 1340만 건에 이르는 문건을 조사했다. 이들 문건은 버뮤다에 본사를 둔 법률회사 애플비와 아시아시티트러스트 등에서 유출된 것으로 파일 규모만 1.4테라바이트(TB)에 달하는 방대한 양이다. BBC방송은 ‘파라다이스 페이퍼스(Paradise Papers)’로 명명된 이 프로젝트에서 전 세계 1억3400만 명이 조세도피처에 이름을 올려놓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고 전했다.

‘파나마 페이퍼스(Panama Paper)’와 마찬가지로 독일 쥐트도이체자이퉁이 애플비 등의 문서를 입수했으며 ICIJ가 국제적인 조사를 감독했다. 영국 가디언과 뉴욕타임스(NYT) 등 전 세계 67개국 언론사가 조사에 참여했다.

파라다이스 페이퍼스에서는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과 윌버 로스 미국 상무장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맏사위인 재러드 쿠슈너,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의 최측근인 수석 정치자금모집책 스티븐 브론프맨, 레오 콜버 전 캐나다 상원의원, 유명 록밴드 U2의 보노 등이 거론됐다. 뉴스타파에 따르면 한국에서도 232명이 포함됐으며 이들이 조세피난처에 세운 법인은 90개에 달했다.

정치인과 다국적 기업, 유명인사 등 슈퍼리치들은 트러스트와 재단, 페이퍼컴퍼니 등 복잡한 구조를 이용해 조세 회피를 하거나 자신들의 거래를 숨기는 방법을 취했다. 파라다이스 페이퍼스에 따르면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사적인 자금 약 1000만 파운드(약 146억 원)가 해외에 투자됐다. 해당 자금은 여왕의 개인자금 관리인 역할을 하는 랭카스터공국의 이름으로 케이먼제도와 버뮤다 등의 조세피난처로 옮겨졌다. BBC방송은 해당 거래가 불법은 아니며 여왕이 탈세할 의도가 있는지도 밝혀지지 않았지만 자금이 해외로 옮겨진 이유는 여전히 의문으로 남는다고 지적했다.

U2의 보노는 리투아니아의 한 쇼핑몰에 투자하면서 몰타에 있는 한 법인을 이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몰타는 해외투자자들이 영내 회사를 통해 올린 이익에 대해서는 5%의 세율만 적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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