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3사 가운데 SKT 박정호 대표만 나와, 상임위 무분별한 증인 채택도 문제
올해 국정감사(국감) 역시 주요 증인의 불출석 사태가 속출했다. 국회 위상이 추락하고 있다는 지적과 함께 상임위의 무분별한 '기업인 증인 채택'도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여야 간사들은 12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정감사에서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와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 등 정보통신기술(ICT) 기업 책임자들이 증인으로 출석하지 않은 데 대해 한 목소리로 비판했다.
이날 국민의당 김경진, 더불어민주당 신경민, 자유한국당 박대출 의원 등 국회 과방위 3당 간사들은 국감 질의 시작 전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불출석 증인들을 30일로 예정된 과기정통부 국감 종합감사에 증인으로 채택해 소환해야 한다"고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의원은 이해진 전 의장이 올해 8월 주식을 매각한 점과 김범수 의장의 해외 원정 도박 등 개인적인 문제도 거론하며 "관련 내용에 대해 국민의 의혹을 풀어야 하는데, 이를 비웃기라도 하는 듯 국감출석을 거부했다"고 비판했다.
신상진 과방위원장 역시 "국회의 증인 출석 요구를 일방적으로 거부하는 행태에 대해서는 강경한 조치를 앞으로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이 전 의장과 김 의장이 현재 국내 포털 사업에는 공적으로 관여하지 않고 국외 출장 일정이 겹친다는 사유를 들며 증인 출석 요구에 난색을 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증인으로 채택된 인물 가운데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사장, 다니엘 디시코 애플코리아 대표(해외 거주), 조용범 페이스북코리아 대표, 존 리 구글코리아 대표 등이 나오지 않았다.
이날 국감에는 이통 3사 CEO들도 증인으로 채택됐으나 이 중 박정호 SK텔레콤 사장만 오후에 출석한다. 황창규 KT 회장과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은 해외출장을 사유로 불출석했다. 다만 권 부회장은 30일 예정된 종합감사에는 참석하겠다는 의견을 상임위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증인들의 불출석 사태와 함께 국회 상임위의 무분별한 증인 채택도 논란이다. 지난해 국감 자료를 보면 증인으로 나온 기업인 76%의 답변 시간은 5분 미만이었다. 이 가운데 12%는 질의조차 받지 못했다. 답변 기회조차 없이 ‘대기’만 하다가 되돌아간 이들도 많았다는 뜻. 기업인을 대상으로한 무분별한 증인 채택도 국감 때마다 꾸준히 지적돼 왔다.
이날 국감을 위해 정부과천청사를 찾은 국회 과방위 관계자는 "상임위원별로 질의 시간이 한정돼 있어 원활한 국감이 여러운 것도 현실"이라며 "오늘 출석하지 않은 증인들은 이달 말 종합감사 때 다시 증인으로 출석을 요청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