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 시대 패러다임 시프트]“초과근무 임금 오르면 야근 문화 사라질 것”

입력 2017-10-12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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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차 통상임금 소송 김기덕 변호사

▲김기덕 노동법률원 법률사무소 새날 대표 변호사. 사진제공=노동법률원 법률사무소 새날

“초과근무에 대한 임금이 높아지면 사용자(기업)의 부담이 늘어 국가의 직접적인 법적 규제 없이도 장시간 근로를 줄일 수 있을 것이다.”

지난달 14일 오후, 서소문에 위치한 법률사무소 새날에서 기아자동차 노조 측의 통상임금 소송 승소를 이끈 김기덕 변호사를 만났다. 희끗한 머리의 그는 조곤조곤 말을 시작했다.

첫 질문으로 ‘통상임금 소송이 향후 노동환경에 어떤 식으로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하는지’를 물었다. 김 변호사는 “통상임금 소송의 목적은 임금 인상이 아닌 과도한 근로 시간을 줄이는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우리나라 산업 현장에서는 과도한 근로가 당연시된다”면서 “사무직도 비슷하지만 특히 생산직 노동자의 경우 초과근무는 관례로 여겨졌다”고 주장했다.

그의 말처럼 우리나라 노동자들은 과도하게 일하고 있다. 대한민국 노동자의 주당 평균 노동시간은 44.6시간으로 OECD 국가 평균(32.9시간)보다 10시간 이상 길다. 현행법은 ‘1일 8시간, 1주일 40시간’으로 근로시간을 규정하고 있지만, 산업 현장에서 법은 유명무실한 것이 사실이다. 특히 근무자 간 맞교대로 운영되는 생산직의 경우 정도가 더 심하다는 것이 김 변호사의 말이다.

8월 31일 법원은 1심에서 노동자의 손을 들어줬다. 그러나 기아차 노조와 김 변호사는 아직 만족하지 않는 모양이다. 김 변호사는 “2심에서 우리(기아자동차 노조)가 주목하는 부분은 휴일중복할증”이라고 밝혔다.

휴일중복할증이란 주말에 일한 근로자에게 초과근로수당까지 가산해 지급해 달라고 하는 것이다. 이것이 인정될 경우, 주말 근무는 휴일근로이자 연장근로로 인정된다. 따라서 노동자는 ‘중복할증’(휴일 50%+연장 50%)된 임금을 받게 되어 사용자의 부담은 한층 배가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대해 기아자동차 사측은 “산업 현장에 대한 고려 없이 오랜 기간 이어진 관행을 한 번에 뒤집을 수 없다”며 결사 반대를 외치고 있다.

통상임금 소송은 장기전이 될 전망이다. 김 변호사는 “다른 나라 사례를 봐도 (판결은) 일러도 수년은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며 “이와는 무관하게 통상임금 소송은 향후 노동환경에 어떠한 방식으로든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했다. 그는 “긍정적 측면을 배제한 채 일부 언론에서는 사용자(기업) 입장만을 대변해 경제 논리로 접근하는 것이 아쉽다”고 인터뷰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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