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체시계 조절하는 분자 메커니즘 발견…올해부터 상금 900만 크로나로 늘어나
올해 노벨 생리의학상 영예는 생체시계의 비밀을 밝힌 미국 과학자 3명에게 돌아갔다.
스웨덴 카롤린스카의대 노벨위원회는 2일(현지시간) 제프리 C. 홀 미국 메인대 교수(72), 마이클 W.로스바쉬 미국 브랜다이스대 교수(74), 마이클 영 미국 록펠러대 교수(68) 등 3명을 올해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발표했다고 영국 인디펜던트 등 주요 외신이 보도했다. 이들 세 과학자는 ‘체내 시계’로 불리는 활동일 주기(circadian rhythm·서캐디언 리듬)를 통제하는 분자 메커니즘을 발견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노벨위원회는 이날 성명을 내고 “이들은 식물과 동물, 인간이 어떻게 지구의 공전에 맞춰 생체리듬을 조정하는지를 설명할 수 있는 메커니즘을 발견했다”면서 “이들의 연구는 생물체가 어떻게 환경에 맞게 적응하는 가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제공하고 인간의 건강에 관한 새로운 연구 영역을 개척했다”며 선정 배경을 밝혔다.
이들 과학자는 초파리에서 생물들의 일일 생체리듬을 제어하는 유전자를 발견, 이 유전자가 밤사이 세포에 축적된 단백질을 어떻게 암호화하고 낮 동안 어떻게 분해하는지를 확인했다. 즉 태양의 움직임에 따라 이 유전자가 변화하는 것을 확인한 것이다. 이들은 이 생체시계가 식물이나 동물, 인간을 포함한 다세포 유기체의 세포에서 똑같은 원리로 작동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서캐디언리듬(생체시계)이 수면, 행동, 호르몬 수치, 체온 신진대사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사실도 밝혀냈으며 이에 생체시계와 외부환경와 부조화가 생기면 생물체 상태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사람이 다른 시간대의 국가로 여행을 갔을 때 시차로 인해 피로를 느끼는 것이 대표적인 예다. 이들 과학자의 연구 결과는 몸속 생체시계가 지배하는 리듬과 우리의 생활습관 사이에 만성적인 불일치가 다양한 질병의 위험성 증가와 관련이 있으며 삶의 다른 부분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도 시사했다. 다만, 이들의 연구가 우리 스스로 생체시계를 제어할 방법이나 수면의 질을 개선시킬 수 있는 법을 직접적으로 제시하지는 못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토마스 페를만 카롤린스카 의대 노벨위원회 사무총장은 로스배시 교수가 수상 소식을 전해 듣고 “잠시 침묵하더니 ‘농담하는 것 아니냐’는 반응을 보였다”고전했다.
한편, 지난해 노벨 생리·의학상은 생물이 세포 내에서 단백질을 분해해 영양원으로 재이용하는 ‘오토파지(autophagy·자기포식)’ 현상을 밝혀낸 오스미 요시노리(71) 일본 도쿄공업대 명예교수가 수상했다. 생리의학상은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 연속 일본인이 수상했으나 올해에는 미국 국적의 과학자가 수상했다. 이번 수상자들은 900만 크로나(약 12억6000만원)의 상금을 나눠 받는다. 지난해 800만 크로나에서 인상된 것이다.
노벨위원회는 생리의학상을 시작으로 물리학상, 화학상, 문학상, 평화상, 경제학상 등의 순으로 노벨상 수상자를 발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