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지난달 30일(현지시간) 특정 조건을 충족한 은행에 한해서 내년부터 지급준비율 (RRR)을 0.5~1%포인트 낮추기로 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일각에서는 이달 열리는 공산당 대회를 앞두고 시진핑 지도부가 사회적 취약계층을 배려한다는 인식을 심어주기 위한 전략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인민은행은 이날 일부 은행에 대한 지급준비율 인하 방침을 밝히면서 “중소기업 대출 지원을 위한 것이며 (지급준비율 인하가) 통화정책의 변화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이라고 분명히 선을 그었다. 지준율 인하가 유동성을 공급하는 효과가 있어서 자칫 위안화 약세를 유도하기 위한 통화정책의 하나로 해석되는 것을 경계한 것이다.
인민은행은 그간 해외 자본유출과 기업부채 급증 등의 우려로 통화완화정책을 억제해왔다. 이에 인민은행은 지난해 3월 지급준비율을 낮춘 이후 줄곧 동결해왔으며 올해 초부터는 시장금리 상승을 유도했다. 은행 대출에 규제를 강화하다 보니 중소기업들의 은행 문턱이 높아지게 됐다. 그러나 그간 중국 정부의 대대적인 금융시스템 안정화 조치로 위안화 환율이 안정됐고 경제 지표가 호조를 보이자 인민은행이 중소기업을 위한 지준열 인하 여력이 생겼다는 평가가 나온다.
인민은행은 이번 조치로 중소기업 대출 잔액이 전체 대출의 10%를 차지하는 은행은 최대 1%포인트 인하 효과를 볼 수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인민은행은 지준율 인하로 중·대형 은행들을 포함해 각 시 단위 상업은행들의 90%가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이번 지준율 인하 조치가 이제까지의 금융시장 안정화를 위한 조치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간신히 안정된 위안화 환율도 다시 출렁일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이러한 우려에도 인민은행이 지준율을 인하하는 것은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 빈곤대책을 중시하고 중소기업 육성을 하는 모습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라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