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미국 대선 직후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에게 개인적으로 페이스북의 가짜 뉴스에 대해 직접 경고의 목소리를 낸 것이 뒤늦게 알려졌다.
24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오바마 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하기 약 두 달 전인 지난해 11월 19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차 페루 리마를 방문했을 당시 개인적으로 저커버그를 만나 가짜 뉴스와 정치적 허위정보에 대해 심각하게 받아들이라고 당부했다. 이 같은 오바마 전 대통령의 개인적 당부는 저커버그가 페이스북에서 공유되는 가짜뉴스가 미국 대선 투표에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 “미친 생각”이라고 일축한 이후 나온 것이다. 저커버그는 이같은 당부에 페이스북에 가짜뉴스가 이렇게 광범위하게 퍼져 있지는 않으며 이를 바로 잡기 쉽지는 않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까지만 해도 미국 정부와 페이스북 모두 러시아 대선 의혹 조작과 가짜뉴스 등으로 불거진 정치적 논란이 이 정도로 확대될 줄을 예상하지 못했다. 이후 논란이 거세지자 페이스북은 관련 시스템 강화에 나섰고, 급기야 지난주에는 러시아 연계 단체가 만든 가짜 계정에서 집행한 3000여 건의 정치 광고 관련 자료를 미국 의회에 제출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페이스북이 일을 질질 끌다 정치적 외압 때문에 뒤늦게 행동에 나섰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체이네프 투페키 노스캐롤라이나대학 교수는 “페이스북이 책임감을 이행하는 데 있어 체계적으로 대응하지 못했다”면서 “이는 자신들이 가장 많이 알고 있다고 자만감,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에 대해 단순히 생각, 관리·감독을 피하기 위한 꼼수, 이 사안과 관련한 인력을 턱없이 확보한 비즈니스 모델 등으로 비롯된 문제”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