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정 헌법재판관 후보자, 결국 사퇴…"헌재 다양화 과제가 중단돼선 안 돼"

입력 2017-09-01 14:30수정 2017-09-01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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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정 헌법재판관 후보자가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선서문을 권성동 위원장에게 제출 후 자리로 돌아가고 있다. 이동근 기자 foto@
부적절한 주식거래 논란이 불거진 이유정 헌법재판관 후보자가 결국 자진 사퇴했다.

이 후보자는 1일 오전 입장문을 내고 "오늘 이 시간부로 헌법재판관 후보자로서의 짐을 내려놓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 후보자는 "주식거래와 관련해 제기된 의혹들, 제가 미공개정보를 이용해 불법적인 거래를 했다는 의혹들은 분명 사실과 다름을 다시 한 번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와 같은 설명과는 별도로 공직 후보자로서의 높은 도덕성을 기대하는 국민의 눈높이에 맞지 않았다는 점은 부인하기 어렵다"고 털어놨다.

지명 24일 만에 이뤄진 이 후보자의 사퇴는 야당 반대에 따른 부담감으로 보인다. 전날 표결 예정이었던 김이수 헌재소장 후보자 임명동의안이 표류하는 상황에서 이 후보자의 임명을 강행할 경우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 임명 과정에도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 역시 이 후보자에 대한 진정서가 접수되면 내용을 살핀 뒤 조사에 착수하겠다고 밝힌 상황이었다.

그는 "제 문제가 임명권자와 헌법재판소에 부담으로 작용하는 것은 원하는 바가 아니다"라며 "제가 생각하는 헌법재판관으로서 역할도 아니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 후보자는 또 마지막으로 당부했다. 이 후보자는 "제 사퇴로 인해 헌법재판소의 다양화라는 과제가 중단돼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사퇴 소식을 접한 법조인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 소속 변호사는 "이 후보자가 헌재에서 여성과 소수자 보호를 위한 목소리를 내주실 것이라고 기대했는데, 버텨주시지 못해 안타깝다"고 말했다.

재경지검의 한 검사는 "개인적으로 자질이 충분하다고 생각했던 분인데 주식거래 논란은 의심스러운 정황이 있었던 게 사실"이라며 "어느 정부에서나 인사가 쉽지 않았지만, 이번 정부도 사전 인사 검증이 부족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후보자는 '가짜 백수오 파동'으로 문제가 된 내츄럴엔도텍 비상장 주식을 구입해 5억 원 상당의 차익을 얻어 논란에 휩싸였다. 이 후보자 부부가 지난해 2월 재산을 신고한 뒤 1년 6개월 동안 주식투자를 통해 얻은 수익은 12억 원이 넘는다. 이외에도 28일 인사청문회에서 허위재산신고, 특정정당 지지선언 등이 문제로 지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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