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제, 금융위기 이후 첫 동반성장

입력 2017-08-24 08:51수정 2017-08-24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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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ECD 추적 45개국, 올해 10년 만에 처음으로 동시에 플러스 성장 전망…세계적 저금리 기조 힘입어·경기과열 등 리스크 존재

세계 주요 경제국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0년 만에 처음으로 동반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23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추적하는 전 세계 주요 경제국 45개국의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일제히 플러스(+)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 국가가 동시에 플러스 성장을 달성하는 것은 금융위기 직전인 지난 2007년 이후 처음이다. 세계 주요국 경제가 일제히 성장한 것은 1973년 1차 오일쇼크 직전과 1980년대 말, 2007년 등을 제외하고 지난 반세기 동안 몇 차례에 불과했다고 WSJ는 강조했다.

또 OECD는 45개국 중 33개국이 올해 성장이 전년보다 가속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충격에서 막 벗어나려던 2010년 이후 가장 많은 국가가 전년보다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는 것이다. 국제통화기금(IMF)도 올해 글로벌 경제성장률이 3.5%, 내년은 3.6%로, 지난해의 3.2%에서 오를 것으로 예상하는 등 낙관론을 펼치고 있다. 도이체자산운용의 조쉬 파인만 수석 글로벌 이코노미스트는 “경제성장이 특히 빠르거나 오싹하게 요동치는 것이 아니라 다소 체계적이고 느리다”며 “그러나 제대로 돌아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이런 동반 성장은 아이러니하게도 미국과 유럽 등 도처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우선주의’ 등 민족주의적이고 국수주의적인 움직임이 형성되는 시점에 나타난 것이어서 주목된다. WSJ는 세계적인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하고 미국과 그리스 브라질 등 여러 국가가 그동안 전개됐던 위기 국면에서 점진적으로 벗어나면서 성장의 동조화 현상이 일어난 것으로 풀이했다.

특히 오랫동안 문제가 됐던 그리스는 마침내 전환기를 맞고 있다. OECD는 올해 그리스 경제 성장률을 1%로 전망했다. 이는 큰 수치는 아니지만 10년 만에 가장 좋은 성적이다. 그리스와 스페인 등 유럽 재정위기의 주범이었던 국가들의 경제 회복에 힘입어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의 올 6월 실업률은 9.1%로 8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글로벌 원자재 가격 폭락에 고전했던 브라질 등 신흥국들은 시장이 안정되면서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있다. 지난해 사상 최악의 경기침체에 빠졌던 브라질은 올해 GDP 성장률이 0.3%를 기록하고 내년에 2.0%로 가속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성장 모멘텀에 힘입어 일본의 자동차업체와 인도네시아의 광산업체, 독일의 중장비업체에 이르기까지 각국 기업들의 실적이 개선되고 있으며 미국의 올해 상반기 수출 증가율은 약 6%로 2013년 이후 가장 좋은 반기 성적을 거뒀다.

다만 전문가들은 동반 성장이 경기과열로 이어지거나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와 유럽중앙은행(ECB) 등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저금리 기조에서 긴축모드로 너무 성급하게 움직이면 이런 성장세가 물거품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다만 전 세계적으로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낮은 상태여서 중앙은행들이 긴축으로의 전환을 점진적으로 펼칠 수 있는 여지를 주고 있다.

재닛 옐런 연준 의장과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미국 와이오밍 주 잭슨홀에서 열리는 연례 경제 심포지엄 이틀째인 25일에 연설이 예정돼 있다. 이들은 글로벌 경제 개선을 배경으로 경기부양책 축소 움직임을 정당화할 것이라고 WSJ는 내다봤다.

연준은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4조5000억 달러(약 5094조 원)에 이르는 자산규모 축소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ECB도 월 900억 유로에 달하는 자산매입 프로그램이 끝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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