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이 다음 달 6일 신격호(95) 롯데그룹 총괄회장 한정후견인의 대리권 범위를 한정하는 심문 기일을 연다. 앞서 신 총괄회장의 후견을 맡은 사단법인 선은 대리권의 범위를 '주주권 행사' 등으로 넓혀달라는 내용을 골자로 대리권 범위 변경을 청구했다.
이날 신 총괄회장의 상속인인 신동주(63)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과 신동빈(62) 롯데 회장이 법정에 모습을 드러낼 지 귀추가 주목된다.
서울가정법원 가사20단독 김성우 부장판사는 이날 오전 10시30분 신 총괄회장의 한정후견인 사단법인 선이 청구한 '한정후견인의 대리권의 범위 변경' 사건의 1차 심문기일을 연다고 23일 밝혔다.
법원은 전날 신 총괄회장의 상속인인 장남 신동주 전 부회장과 차남 신동빈 회장, 장녀 신영자(75) 롯데장학재단 이사장, 신유미 롯데호텔 고문 등 4명에게 심문기일에 출석할 것을 요구했다. 경영권을 두고 신동빈 회장과 신동주 전 부회장이 다투고 있는 만큼 이해관계인들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는 게 법원 판단이다. 법원은 신 총괄회장과 후견인, 상속인들의 의견을 듣고 결론을 내릴 예정이다.
서울가정법원은 지난해 8월 신 총괄회장의 여동생 정숙 씨의 청구를 받아들여 한정후견을 개시하고, 후견인으로 사단법인 선을 지정했다. 대법원은 지난 6월 이를 확정했다. 한정후견을 맡은 사단법인 선은 지난달 18일 '신 총괄회장의 주주권을 대리할 수 있게 해달라'며 법원에 후견인 대리권 범위 변경을 청구했다. 진행 중인 신 총괄회장의 형사사건 변호인 선임권도 달라고 한 것으로 전해졌다.
후견인이 피후견인의 주주권을 대신 행사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관련 판례가 없다. 법원은 다만 신 총괄회장의 경우 대기업 총수인 점, 가족 간 경영권 분쟁이 심한 상황 등을 고려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