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패스트푸드 체인 맥도날드가 인도 동·북부 지역의 매장을 관리하는 현지 회사와의 갈등으로 169개 매장 문을 닫게 됐다.
2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맥도날드가 전날 인도 동·북부 매장을 관리하는 콘노트 플라자 레스토랑과의 프렌차이즈 계약을 해지했다고 보도했다. 하드캐슬 레스토랑이 관리하는 서·남부의 242개 매장은 영향을 받지 않고 계속 운영된다.
배리 섬 홍콩 맥도날드 대변인은 계약을 해지한 이유에 대해 “콘노트 플라자가 프랜차이즈 계약 조건을 위반했다”고 설명했다. 콘노트 플라자가 운영하는 169개 맥도날드 매장 중 43곳이 필요한 사업허가를 갖추지 않아 지난 6월 폐쇄됐다. 섬 대변인은 “콘노트 플라자는 인도 최초의 맥도날드 매장을 열었지만 그동안 로열티를 지불하지 않았으며 지난 2년 간은 필수 사항도 이행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두 회사의 갈등은 오랜기간 지속됐다. 맥도날드는 이전부터 부실 운영을 일삼은 비크람 바크시 콘노트 플라자 상무이사를 해고하려 했다. 맥도날드 인도 법인은 콘노트 플라자의 지분 50%를 갖고 있다. 바크시 이사는 이에 반발해 소송을 냈고 인도 법원이 복직을 결정하면서 7월에 복귀했다. 바크시 이사는 맥도날드의 이번 결정에 대해 “억압적인 조치”라며 법적 대응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맥도날드 측은 “콘노트 플라자는 라이센스 만료 후 15일 안에 맥도날드의 이름, 브랜딩과 상표 사용을 중단해야 한다”면서도 “회사는 직원, 공급업체, 점주에 대한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 중이며 새로운 파트너를 발굴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고 밝혔다.
WSJ은 최근 몇 년동안 인도 시장에서 맥도날드가 쇠퇴의 길을 걷고 있다고 전했다. 1990년대에 인도에 처음 진출한 ‘1세대 패스트푸드’ 맥도날드는 쇠고기를 빼고 현지화한 메뉴로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피자헛, KFC, 버거킹 등 경쟁 업체가 등장하면서 성장세가 둔화되었으며 최근에는 판매량 침체를 극복하기 위해 인도 맥도날드의 대표 메뉴 ‘마하라자 맥버거’의 제조법까지 변경했다.
에델바이스증권의 애널리스트 아브니시 로이는 “맥도날드가 없으면 소비자들은 도미노피자나 버거킹으로 갈 것이며 이것은 맥도날드가 직면한 위험”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