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박창민 대우건설 사장 사퇴… 오후 2시 공식 발표

입력 2017-08-14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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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창민 대우건설 사장이 14일 사장 자리에서 전격 사퇴한다. 매각을 앞둔 시점에서 최근 '최순실 낙하산'과 관련해 노조가 감사원에 감사를 청구하고 매각 중단을 요구하는 등 적극적임 움직임을 보이자 사퇴를 결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14일 대우건설 내부 관계자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박 사장은 이날 오후 2시 사퇴를 공식 발표한다. 대우건설은 오는 16일부터 CFO 경영 체제를 가동할 것으로 알려졌다.

대우건설 내부 관계자는 "노조가 감사원에 감사를 청구하는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면서 박 사장은 물론 대주주인 산업은행도 압박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결국 박 사장은 선임 1년 만에 불명예 퇴진을 맞게 됐다.

앞서 건설기업노조는 지난 9일 서울 종로구 북촌로 감사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우건설 대주주인 산업은행에 대한 감사청구를 감사원에 제기했다. 지난해 8월 박 사장 선임에 최순실이 적극 개입한 정황이 박영수 특검에 의해 밝혀진 만큼 현 체제에서 매각을 진행하는 건 무리가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법조계에 따르면 박영수 특검팀은 이상화 전 KEB하나은행 본부장의 휴대전화에서 지난해 7월1일 최 씨에게 보낸 문자메시지를 찾았다. 확인 결과 이 본부장이 자신들과 소통이 원활하다는 이유로 박 사장을 대우건설 사장에 추천한 것으로 드러났다. 실제 이런 문자가 오간 것으로 확인된 시점에서 불과 한 달여 뒤인 지난해 8월 박 사장이 대우건설 사장에 올랐다.

노조가 사장 부정 인선과 회사 매각 작업을 한 덩어리로 보는 이유는 박 사장이 '최순실 낙하산' 의혹을 받고 있는 만큼 현 체제에서 매각을 진행하는 건 최 씨의 영향력 하에서 준비된 매각 계획이 그대로 진행되는 것으로 보고 있어서다.

조합은 최근 열린 집회에서 "최순실이 그동안 기관들에 개입한 행태를 미뤄볼 때, 사장 인선에 관여했다는 것은 이권이 개입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라며 "최순실-산업은행-박창민으로 이어지는 관계가 의심되는 상황에서 대우건설을 매각한다는 건 엄청난 이권을 챙기겠다는 것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노조는 그동안 산업은행 측에 이번 사태에 대한 진실규명을 잇따라 요구했다. 지난 6월 23일 '사장 부정 인선 의혹 사실 확인 요청'에 이어 지난달 5일 '사장 부장 인선 의혹 관련 성명서'을 보냈다. 그러나 산업은행이 이에 대응하지 않자 7월 11일 다시 '대우건설 사장 부정 인선 최순실 농단 책임통보의 건'을 통해 이번 사태로 인한 유무형 피해 손실에 대한 민형사상 책임을 묻겠다고 못박았다. 이후 25일에는 금융위원회에 '대우건설 사장 부정 인선'에 대한 철저한 조사를 촉구하는 공문을 보낸 바 있다.

대우건설은 이번 박 사장의 사퇴로 송문선 CFO 경영 체제를 가동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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