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선영|260쪽|1만4000원|책과 나무
공예품을 파는 예술시장, 농작물을 파는 파머스마켓, 먹거리가 더해진 나이트마켓, 예술가들이 모여서 만든 아트마켓은 단순히 물건을 사고파는 시장이 아니다. 다양한 문화 콘텐츠를 품어 플리마켓(flea market)이라 불린다. 벼룩(flea)처럼 톡톡 튀는 개성이 담긴 시장이라 해서 생겨난 이름이다. 우리나라에서는 ‘프리마켓(free market)’, 벼룩시장, 도깨비시장 등 명칭도 다양하다.
“누군가의 쓰레기는 누군가의 보물이다(One Man's Trash Is Another Man's Treasure)”라는 영국 속담을 들먹이지 않더라도 플리마켓은 소소한 물건들을 사고팔며 웃고 혹은 실랑이를 벌이는 일상의 소소한 정겨움을 만날 수 있는 곳이다. 눈을 어지럽히는 색색의 장신구와 코끝을 간질이는 시장 냄새는 덤이다.
이 책에서는 제주 벨롱장, 남해 돌장, 홍대앞 예술시장 플리마켓, 고양시 나눔 장터, 문래동 미나길은 물론 방콕 나이트마켓, 도쿄 신주쿠중앙공원 플리마켓, 대만 창의마켓 등 국내외 벼룩시장 15곳을 만나 볼 수 있다.
저자는 “플리마켓이 일궈 내는 변화는 소소하지만 결코 가볍지 않다”고 말한다. 누군가에겐 스트레스 해소를 위한 쇼핑센터가, 또 누군가에겐 작고 아름다운 공방이자 가계가, 또 다른 누군가에겐 설레는 데뷔 무대가 될 수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한번쯤 플리마켓을 찾아보는 것은 어떨까? 어쩌면 당신에게도 톡 튀는 무언가가 찾아올지 모르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