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디스플레이 산업, 중국에 넘어가나…JDI “중국·대만과의 파트너십 고려”

입력 2017-08-10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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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난에 빠진 JDI, 전체 직원 30% 감축 등 구조조정 들어가…중국 세력, OLED 저비용 생산기술에 관심

▲재팬디스플레이(JDI) 실적 추이. 위: 매출 추이 (단위 조 엔) / 아래: 최종 손익 추이 (단이 억 엔). 출처 니혼게이자이신문

일본 디스플레이 산업이 중국 손으로 넘어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9일(현지시간)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경영난에 빠진 재팬디스플레이(JDI)는 이날 전체 직원의 30%에 해당하는 3700명 인력 감축을 골자로 한 구조조정 계획을 밝혔다. 그러면서 JDI는 중국이나 대만 기업과의 파트너십도 배제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미 JDI와 함께 일본 디스플레이 산업의 양대 축인 샤프는 애플 아이폰을 위탁생산하는 대만 혼하이정밀공업으로 넘어간 상태다. 그런 가운데 JDI마저 넘어가면 중국 세력이 일본 디스플레이 산업을 완전히 장악하게 되는 셈이다.

JDI는 디스플레이 부문에서 국가 대표급 기업을 키우겠다는 일본 정부의 야심 찬 계획 하에 지난 2012년 설립됐다. 소니와 히타치, 도시바의 디스플레이 부문이 통합한 것이다. 현재 일본 민관펀드인 산업혁신기구(INCJ)가 JDI 지분 36%를 보유한 최대 주주다.

그러나 JDI는 설립 당시부터 5년간 방치됐던 고비용 체질에 계속 고전해왔다. 디스플레이 분야는 경쟁력을 유지하려면 차세대 기술에 끊임없이 자금을 투입해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던 것이다. 이에 JDI는 올해 적자 체질에 메스를 가하고 외부기업과의 제휴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히가시이리키 노부히로 JDI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이번이 마지막 기회”라며 “올해 안에 수익 기반의 변혁을 완수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중국과 필리핀에 있는 액정패널 조립 공장을 축소하는 대신 비용이 저렴한 아웃소싱으로 전환해 순차적으로 공장을 통폐합한다. 일본 내에서는 이시카와 현 노미 시의 스마트폰 LCD 패널 공장이 오는 12월 생산을 멈춘다.

JDI는 공장 재편과 인력 감축에 따른 비용, 불량 재고 상각 처리 등으로 내년 3월 마감하는 이번 회계연도에 1700억 엔(약 1조7582억 원)의 특별 손실을 계상했다. JDI는 같은 기간 최종 적자는 2000억 엔에 이르고 매출은 전년보다 15~25% 감소할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도 내놓았다.

또 JDI가 자본제휴를 추진할 파트너로는 대만 혼하이와 중국의 베이징둥팡과기집단(BOE), 비저녹스 등이 거론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이들 모두 JDI가 개발 중인 OLED 저비용 생산기술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JDI 최대 주주인 INCJ가 이런 파트너십에 반대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됐다. 그러나 히가시이리키 회장은 “특별한 제약은 없다”고 말했다.

애플과 삼성전자 등 스마트폰 업체들은 이미 디스플레이를 LCD에서 OLED로 급속히 전환하고 있다. 이에 히가시이리키 회장도 “OLED가 없이는 미래가 없다”며 “이 부문 연구·개발(R&D) 비용을 증액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OLED 시장은 이미 한국의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가 양강 체제를 구축한 상태이고 JDI는 아직 양산 대응을 하지 못하고 있어 구조조정을 완수해도 앞길은 험난하다고 신문은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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