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드 창업주 가문, 다시 경영 전면에 나서나…빌 포드 회장 “회사 비전 부족해”

입력 2017-08-09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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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경영진 교체 주도해…전기차 등 산업 격변 속에서 위기감 느껴

▲포드자동차의 빌 포드 회장. AP뉴시스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 있던 포드자동차의 빌 포드 회장이 강한 의욕을 보여 포드 창업주 가문이 다시 전면에 나서는 것은 아닌지 관심을 끌고 있다.

빌 포드 회장은 8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회사에 비전이 부족하다며 자신이 이를 고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창업주인 헨리 포드의 증손자인 빌 포드는 지난 2006년 보잉 부사장을 역임한 앨런 멀러리에게 최고경영자(CEO) 자리를 물려주고 나서 지금까지 경영 일선에서는 한발짝 물러나 있었다.

그러나 전기자동차와 자율주행차량, 차량공유 등 자동차산업의 격변 속에서 포드의 성장 전망에 대해 월가가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는 등 위기가 고조되자 다시 전면에 나설 필요를 느꼈다.

포드 회장은 “지난 2014년 아버지의 작고로 내가 이제 나서야 한다는 것을 다시 깨달았다”며 “우리가 필요로 하는 것은 위험을 무릅쓰는 것이다. 우리는 미래에 대한 관점을 갖고 베팅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기자동차업체 테슬라가 포드의 시가총액을 넘은 지 한달 뒤인 지난 5월 빌 포드는 전격적인 경영진 교체를 주도했다. 마크 필즈 당시 CEO를 물러나게 하고 가구회사 출신으로 자율주행차량 부문을 이끌고 있던 짐 해켓을 그 자리에 올린 것이다. 소식통에 따르면 포드는 회사가 방향을 잃고 있으며 필즈가 분명한 장기 전략이 없다는 불만을 품고 있었다.

포드는 앨런 멀럴리 전 CEO 시기에 강력한 구조조정과 글로벌 운영 간소화, 핵심 라인업 재조정 등으로 글로벌 금융위기의 거센 파도를 넘을 수 있었다. 필즈가 2014년 중반 멀럴리의 뒤를 이었을 당시 포드는 미래를 위해 기어를 전환해야 했다. 그러나 필즈는 나아가지 못했다. 그가 추진했던 프로젝트들은 흐지부진됐고 수익성 확보를 위한 길도 나타나지 않았다. 필즈 CEO 임기 동안 포드 주가는 40% 하락했다.

이에 빌 포드가 칼을 빼든 것이다. 포드는 20년간 스틸케이스의 CEO로 있으면서 개방적인 사무 공간을 적용한 가구를 선보이는 등 혁신을 주도했던 해켓에 베팅했다. 그는 “해켓과 나는 매우 일치하고 있다”며 “또 해켓은 자동차업계에서 만나기 드물었던 깊이를 보여줬다”고 설명했다.

리더십 전환 과정에서 포드 회장은 더욱 눈에 띄는 회사의 수문장 역할을 했으며 그 어느 때보다 각종 회의에 자주 참석해 전략을 논의하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포드는 “아직 갈 길이 멀다. 나는 경영진이 할 수 없는 방식으로 회사에 장기적인 비전을 제공할 수 있고 또 그렇게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우리가 코스를 바꿀 필요가 있을 때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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