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 요금할인’ 소송불사 하겠다는 이통3사… 설득 실패한 정부, 중재안 내놓나?

입력 2017-07-30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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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통신비 절감 대책의 핵심인 25% 요금할인을 두고 정부와 이동통신 3사가 의견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급기야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직접 이통 3사 CEO와 릴레이 면담을 통해 설득에 나섰지만, 속시원한 협조 약속을 이끌어 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통사들은 장관과의 면담이 끝난 뒤 2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공개적으로 정부의 강압적인 통신비 인하 정책을 언급하면서 불만을 표시했다. 통신사들은 정부와 이통사가 ‘갑을관계’가 아닌 만큼 일방적인 25% 인상은 있을 수 없다며 소송도 불사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3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 28일 이동통신 3사에 ‘단말기 지원금에 상응하는 요금할인’의 할인 비율을 현행 20%에서 25%로 높이려는 정부 방침에 관한 의견서를 다음 달 9일까지 보내 달라는 공문을 발송했다. 오는 9월, 25% 요금할인 실행을 앞두고 이통사들의 공식적인 의견을 듣겠다는 것이다. 동시에 의견 수렴 절차를 거쳐 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유영민 과기정통부 장관은 이통 3사 CEO를 만나 통신비 절감 대책에 대한 협조를 당부했다. 하지만 이통 3사 CEO들은 수익성 악화, 통신 품질 저하 등 통신비 인하에 따른 우려를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의견수렴 과정에서 업계가 반발하더라도 25% 요금할인은 9월 중 강행될 가능성이 높다. 대통령의 공약이었던 기본료 폐지의 대안으로 선택한 정책인 만큼 정부 입장에서 양보하기 쉽지 않기 때문. 과기정통부는 의견서를 받은 뒤 고시 개정을 통해 할인율을 25%로 올리는 내용의 확정 공문을 이통 3사에 보낼 예정이다.

이통 3사는 정부가 25% 요금할인을 강행할 경우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등 법적 대응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미 각 사가 대형 로펌에 의뢰해 법적 자문을 마쳤다.

이통사 관계자는 “이미 주주들로부터 우려가 담긴 메일을 많이 받고 있고, 외국 투자사들도 이번 사태를 심각하게 보고 있다”며 “위법 소지가 있는 정책을 무조건 수용했다가는 주주들로부터 소송을 당할 확률이 높다”고 말했다.

25% 요금할인과 관련한 법적 해석을 두고 정부와 이통사간 의견차이가 큰 점도 논란이다. 정부는 장관이 100분의 5 범위 내에서 요금할인율을 가감할 수 있다고 정한 규정을 인상 근거로 들고 있다. 하지만 이통사들은 100분의 5 범위가 5%포인트가 아닌 할인율의 5%로 봐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통신사 계산으로라면 현행 할인율 20%의 5%는 1%이기 때문에 정부의 조정 가능한 범위는 19∼21%가 된다.

이통사들은 또 단통법(단말기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 위배 여부도 지적하고 있다. 요금할인율을 25%로 올리게 되면 지원금을 받는 구매자가 불리해질 수밖에 없어 단통법이 금지하는 소비자 차별이 불가피하다는 것.

정부와 이통사의 의견이 평행선을 달리는 가운데 정부가 25% 요금할인을 수용하는 조건으로 통신사에 당근책을 제시할 수밖에 없다는 전망이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유 장관은 지난 28일 취재진에 “당장의 재무적인 문제는 보편요금제 논의 때 보완할 수도 있고, 정부가 5G 상용화 등 통신사의 새로운 사업모델과 수익모델 가속화에 도움을 주면 되지 않을까 한다”고 한발 물러난 바 있다.

이통사들도 통신비 인하와 관련해 정부와 제조사들도 동참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또 다른 이통사 관계자는 “정부의 통신비 인하 정책이 국민의 통신비 부담을 경감시킨다는 것은 이해하지만 통신비 인하 방안이 통신사 부담 중심이 된것은 아쉽다”며 “통신비 절감에 정부, 제조사, 포털 등 역할을 분담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주파수 대가와 전파사용료 등 각종 통신관련 기금이 국민 통신비로 충당되는 만큼 정부가 할 역할도 있다고 본다”면서 “국민 통신비 부담을 줄이는데 제조사와 포털 등 생태계 주요 이해 관계자도 동참해야 한다”며 정부의 책임론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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