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달러 약세 진정도 한 몫..코스피 2400 붕괴시 더 오를 듯..내주 1115~1135원 예상
원·달러 환율이 비교적 큰 폭으로 올랐다. 전일 낙폭을 고스란히 만회해 되돌림장을 연출한 셈이다.
주식시장이 차익실현 물량에 비교적 큰 폭으로 하락한데다 누적된 외국인 순매도 자금이 역송금을 위해 환율시장으로 유입됐다. 일부 공기업 관련 물량도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달러 약세가 되돌림한 것도 원·달러 상승 요인으로 작용했다. 월말에 따라 수출업체 네고(달러매도)이 있었지만 원·달러 상승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외환시장 참여자들은 1115원대에서 당국의 환시개입도 있었다는 점에서 지지 의지가 강하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1120원대를 회복한 이상 추가 상승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외국인의 주식매도 자금이 좀더 유입될 수 있고, 2400선을 유지한 코스피가 추가 하락한다면 원·달러 상승에 더 속도를 낼 수 있다고 예상했다.
역외환율도 올랐다. 차액결제선물환(NDF)시장에서 원·달러 1개월물은 1116.8/1117.3원에 최종 호가돼 전장 현물환 종가(1112.8원) 보다 4.5원 상승한 바 있다.
주식은 비교적 큰 폭으로 하락했다. 코스피는 42.25포인트(1.73%) 하락한 2400.99로 거래를 마쳤다. 장중에는 2400선을 내주기도 했다. 외국인도 코스피를 5621억7300만원어치를 매도했다.
은행권의 한 외환딜러는 “주식시장이 차익실현에 비교적 큰 폭으로 떨어졌다. 외국인도 코스피시장에서 3일째 대규모 순매도를 이어갔다. 1118원에서 저항받던 원·달러가 낮 12시를 기점으로 상향돌파하면서 급격히 오른 것을 보면 역송금을 위해 외국계은행을 중심으로 달러 매수수요가 많았던 것으로 보인다. 일부 공기업 관련 수요도 있었던 듯 싶다. 월말 네고물량도 꽤 있었지만 하락쪽으로 방향을 돌리기엔 버거웠다”며 “FOMC 이후 급격했던 달러 약세도 올만큼 왔다는 인식에 싱가폴달러 등 여타통화도 되돌림이 있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월말 네고물량을 기대해볼 수 있겠지만 최근 환율 레벨을 보고 물량이 나온다는 점에서 네고우위장이 아닐 수 있겠다. 외국인의 증시 순매도 자금이 환율시장에 다 나오지 않았다는 점에서 좀 더 이어질 수 있다”며 “2400을 겨우 유지한 코스피가 더 떨어진다면 원·달러는 더 올라갈 수 있을 듯 싶다”고 예측했다.
또다른 은행권 외환딜러도 “어제와 정반대 분위기였다. 코스피는 물론 코스닥도 많이 빠졌다. 외국인 순매도가 계속되면서 위험선호심리를 되돌림했다. 오늘도 코스피시장에서 외국인의 매도규모가 5600억원에 이른다. 그간 누적됐던 매도물량이 환율시장에서 역송금 수요로 나오며 실수요성 달러매수가 많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주목할 지표는 미국에서 오늘밤 예정된 GDP 발표와 다음주 고용지표 정도다. 1110원 내지 1115원선에서 당국의 스탠스도 확인한 이상 원·달러가 아래쪽으로 가기 어려워 보인다”며 “월말이지만 수출업체 네고물량도 크게 나오지 않을 것으로 보여 수급적으로도 달러 매수우위장이 이어지겠다. 상승쪽에 무게를 두며 다음주 1115원에서 1135원사이 움직임을 예상한다”고 전망했다.
오후 3시45분 현재 달러·엔 환율은 0.56엔 떨어진 111.05엔을, 유로·달러 환율은 0.0025달러 오른 1.1694달러를 각각 기록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