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셸 오바마 “깨진 유리조각에 가장 아프게 찔린 말…원숭이”

입력 2017-07-28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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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최초 흑인 퍼스트레이디…피부색 인한 인종 차별 여전

▲남편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퇴임을 앞두고 올 1월 6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마지막 연설을 하고 있는 미셸 오바마 여사. EPA/연합뉴스

미셸 오바마 여사가 남편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 퇴임 이후 처음으로 공개석상에 섰다.

미셸 여사는 25일(현지시간) 콜로라도 주 덴버의 덴버 펩시센터에서 열린 콜로라도 여성재단 30주년 기념 모금행사에 참석했다고 가디언이 27일 보도했다. 약 8500명의 관중이 모인 가운데 미셸 여사는 무대에 마련된 안락의자에 앉아 진행자와 첫 흑인 영부인이 됨으로써 유리천장을 깬 것에서부터 여성들을 향한 격려의 메시지까지 다양한 이야기를 풀어냈다.

미국 역사상 최초의 흑인 퍼스트 레이디로서 가장 두껍고 높은 유리천장을 깼다는 평가를 받는 오바마 여사는 백악관에서 지내는 8년 동안 인종 차별 발언을 들었을 때가 가장 속상했다고 털어놨다. 그는 “깨진 유리 조각으로 가장 아프게 찔린 경험이 무엇이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웨스트버지니아 주의 공공기관 임원이 자신을 ‘원숭이’에 비유했던 일을 언급하며 “그게 가장 지우고 싶은 기억”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8년 동안 이 나라를 위해서 정말 열심히 일했는데도 피부색 때문에 아직도 나를 인정하지 않는 사람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앞서 클레이 카운티 개발공사 이사였던 파멜라 램지 테일러는 작년 11월 자신의 페이스북에 “품위 있고 아름답고 위엄있는 퍼스트 레이디를 갖게 돼 기운이 난다. 하이힐을 신은 원숭이를 보는 것에 신물이 난다”는 글을 올려 논란을 일으켰다.

오바마 여사는 여성들을 향해서도 따뜻하면서도 강한 메시지를 남겼다. 그는 “우리 여성들은 상처 입었다는 사실조차 인식하지 못한 채 견디고 있다”며 “우리는 작은 상처를 지닌 채 살고 있고, 매일 피를 흘리며 살아가지만 여전히 일어서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실패는 우리에게 깊은 상처를 남기지만 시간이 지나면 치유된다”며 “상처를 숨기지 말고 자기 자신을 사랑하라”고 강조했다. 또한 “여성들이 상처를 인정하면 더 어린 소녀들이 노력하고 성공할 수 있도록 격려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어 오바마는 남편의 대선 후보 시절 슬로건인 “우리는 할 수 있다(Yes we can)”를 언급, “봉사와 공공참여는 내 삶의 일부가 될 것이며, 남편의 삶은 영원히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바마 부부는 펭귄랜덤하우스와 회고록 계약을 체결, 이 책은 내년 출간될 예정이다.

현재 오바마 여사는 청소년들이 고등학교를 졸업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리치 하이어(Reach Higher)’와 개발도상국 소녀들에게 교육기회를 주는 ‘렛 걸스 런(Let Girls Learn)’ 등 다양한 교육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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