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반격…유럽 일색 글로벌 명품시장에 지각변동 조짐

입력 2017-07-27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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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브랜드 일색이었던 글로벌 명품시장에 지각변동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이제까지 글로벌 럭셔리 시장은 크게 루이뷔통 모기업 루이뷔통모에헤네시그룹(LVMH), 구찌와 입생로랑 브랜드를 보유한 케링, 까르띠에 모기업 리치몬드그룹 등 세 개 기업이 오랫동안 삼강 구도를 형성해왔다. 하지만 최근 이른바 ‘미들마켓 플레이어’로 불리는 미국 중저가 명품업체인 코치와 마이클 코어스가 공격적인 인수·합병(M&A) 행보로 보유 브랜드를 늘리면서 명품업계의 시장 판도가 바뀔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26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마이클 코어스는 전날 영국 명품 구두 브랜드 지미추(Jimmy Choo)를 약 12억 달러(약 1조3440억원)에 인수하기로 합의했다. 지미추는 고(故) 다이애나 전 영국 왕세자비가 사랑했던 명품 구두로도 유명하다. 전문가들은 마이클 코어스의 지미추 인수는 부진을 면치 못했던 미국 액세서리 사업을 글로벌 패션 브랜드인 동시에 명품 대기업으로 발돋움하려는 전략이 담긴 것이라고 설명한다. 실제로 존 D.아이돌 마이클 코어스 최고경영자(CEO) 겸 회장은 NYT와의 인터뷰에서 “지미추 인수는 글로벌 패션 브랜드에 초점을 맞추는 멀티 브랜드 럭셔리 그룹으로 가기 위한 전략의 시작”이라고 강조했다. 회사는 향후 추가로 2~4개의 브랜드를 사들일 계획을 공개하기도 했다.

특히 이번 마이클 코어스의 통 큰 베팅은 코치가 라이벌 브랜드인 케이트스페이드를 24억 달러에 인수한 지 두 달 만에 나온 것이다. 두 업체 모두 향후 추가 브랜드 인수 의지를 보이고 있어 인수 경쟁도 치열해질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NYT는 마이클 코어스와 코치로 인해 패션업계에 경쟁과 합병 이슈가 떠오르고 있다고 전했다. 덩달아 잠재 피인수 후보에 대한 추측도 무성해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탈리아의 훌라(Furla)와 프랑스의 롱샴 등의 인수 가능성이 점쳐진다. 영국 최대 럭셔리 브랜드인 버버리도 실적 부진으로 코치에 인수될 수 있다는 관측은 오래전부터 제기됐고, 영국 은행가에서는 레인부츠 헌터와 의류 브랜드 바버도 미국 업체에 넘어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명품 브랜드가 다시 디자이너 중심으로 운영돼야 한다는 주장이 거세지고 있지만 마이클 코어스와 코치는 성장을 가속화할 수 있는 사업 구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하지만 명품 시장이 경기에 민감한 탓에 자칫 이러한 확장세가 자충수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여러 럭셔리 브랜드들이 백화점 방문객 수 급감으로 오프라인 매장을 철수하고 온라인으로 등을 돌리는 등 비용절감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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