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정의, 우버 칼라닉 CEO 몰락에 내심 쾌재 부른 이유는

입력 2017-07-26 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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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트뱅크, 수십억 달러 들여 우버 지분 인수 추진…그랩ㆍ올라ㆍ디디 등 아시아 우버 경쟁사에 이미 대규모 투자

세계 최대 차량공유업체 우버가 최고경영자(CEO)의 부재로 허덕이는 가운데 일본 소프트뱅크의 손정의 회장이 글로벌 주요 차량공유업체를 전부 자신의 손 안에 두려는 야심찬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소프트뱅크가 수십억 달러를 들여 세계 최대 차량공유업체 우버 지배지분 확보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25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사정에 밝은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미 글로벌 차량공유 사업은 동맹과 경쟁이 엇갈리면서 적과 아군을 구분하기 힘든 상황이다. 특히 이런 상황을 촉발한 것이 바로 소프트뱅크였다. 소프트뱅크는 이미 아시아 3대 차량공유업체인 싱가포르 그랩택시홀딩스와 인도의 올라(Ola), 중국의 디디추싱테크놀로지에 대규모로 투자하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소프트뱅크는 디디와 함께 최근 진행된 그랩의 25억 달러(약 2조7883억 원) 펀딩에 참여했으며 양사 투자액은 총 20억 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랩은 기업가치가 60억 달러 이상으로 치솟은 것은 물론 동남아시아 시장에서 우버와의 경쟁에 더욱 적극적으로 임할 수 있는 실탄을 넉넉히 확보하게 됐다.

구글과 싱가포르 국부펀드 테마섹은 지난해 공동 보고서에서 동남아 차량공유시장 규모가 지난 2015년의 25억 달러에서 오는 2025년 131억 달러로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손 회장은 더 큰 그림을 그리는 것으로 보인다. WSJ는 소프트뱅크가 우버에 투자하려는 것이 단순히 위험을 헤지하기 위한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우버 지분을 확보하면서 동남아와 인도 시장에서 그랩, 올라와 사업을 통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미 소프트뱅크는 지난해 디디가 우버의 중국사업을 인수했을 당시 주도적 역할을 담당했다. 이런 합병을 통해 소프트뱅크는 아시아 차량공유시장에서 상당한 지분을 차지하는 것은 물론 더 나아가 글로벌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게 된다. 우버는 미국과 유럽, 중동 등에서는 탄탄한 시장 점유율을 자랑하고 있다.

우버가 최근 경쟁이 극심한 시장에서 손을 떼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것도 소프트뱅크에는 고무적이다. 우버는 이달 초 러시아 사업을 현지 경쟁사인 얀덱스택시와 통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만 관계자들에 따르면 소프트뱅크의 우버 지분 인수 논의는 아직 초기 단계에 있으며 일방적인 구애에 그치고 있다. 우버는 새로운 CEO를 찾을 때까지 어떤 딜(Deal)도 보류시킬 것이라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잘못된 기업문화와 잇따른 스캔들에 책임을 지고 지난달 트래비스 칼라닉이 CEO 자리에서 물러난 이후 아직 우버는 그의 후임을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WSJ는 앞으로 수주 안에 신임 CEO 선임이 이뤄지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소프트뱅크는 인도 전자상거래 시장에서도 1위 플립카트와 3위 스냅딜 합병을 추진하는 등 경쟁력 있는 업체에 대규모로 투자하고 나서 시장 재편을 추진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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