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 벤처 사상 최대 규모 자금조달…그랩 가치 60억 달러 이상으로 커져
손정의 회장이 이끄는 일본 소프트뱅크와 중국 차량공유시장을 독점하다시피하는 디디추싱이 동남아시아에서 우버의 최대 라이벌인 그랩에 거액의 돈을 투자했다.
소프트뱅크와 디디는 그랩에 총 20억 달러(약 2조2320억 원)를 투자했으며 그랩은 다른 투자자들로부터 5억 달러도 추가로 받아 25억 달러의 자금 확보에 성공했다고 24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이는 동남아 벤처기업 사상 최대 규모 자금 조달이며 이에 싱가포르 소재 그랩의 기업가치도 60억 달러 이상으로 커졌다고 통신은 설명했다.
우버를 중국에서 몰아내는 데 성공한 디디는 그랩과의 느슨했던 동맹관계를 더욱 탄탄히 다지면서 동남아시아에서도 우버 영향력 축소에 나섰다는 평가다.
잘못된 기업문화와 잇단 스캔들 책임을 지고 트래비스 칼라닉이 지난달 최고경영자(CEO) 자리에서 물러나고 나서 우버의 어려움은 더욱 가중되고 있다. 우버는 이달 러시아에서 퇴각했으며 동남아에서는 그랩은 물론 인도네시아 토종업체인 고젝(Go-Jek) 등과 열띤 경쟁을 펼치고 있다.
소프트뱅크는 아시아에서 우버와의 전쟁에 나선 현지기업들에 실탄을 제공하고 있다. 소프트뱅크는 그랩과 인도 올라 등에 투자하기 전에 디디에 50억 달러를 투입하기도 했다. 손정의 회장은 성명에서 “그랩은 동남아시아에서 주요 문제인 교통과 결제 등을 기술로 해결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버드 경영대학원 동창생인 앤서니 탄과 탄 호이 링이 지난 2012년 그랩을 설립했다. 그랩은 하루 약 300만 건의 운행이 이뤄지고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오토바이 택시로 유명한 고젝도 지난해 사모펀드 KKR 등이 주도한 펀딩에서 5억5000만 달러를 조달했다.
한편 중국과 러시아에서 철수한 우버도 다른 시장에 더 여력을 쏟아부을 수 있어 동남아를 놓고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동남아 인터넷 인구는 앞으로 미국의 두 배가량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우버는 동남아 시장을 절대 포기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