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대부터 카르텔 형성”…디젤 게이트 이어 새 악재 직면
독일 자동차업계가 자동차 개발과 엔진, 디젤 배기가스 시스템 가격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부문에서 담합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유럽연합(EU) 당국이 조사에 착수했다.
22일(현지시간) 미국 CNN머니에 따르면 EU 경쟁당국 관리들은 독일 주요 자동차업체들이 1990년대부터 카르텔을 형성해 부당한 이익을 누렸다는 주장에 대한 조사에 들어갔다. 한 EU집행위원회(EC) 관리는 “우리와 독일 반독점 당국이 해당 사안에 대한 정보를 입수해 평가하고 있다”며 “이 단계에서 향후 어떻게 될지 전망하는 것은 아직 이르다”고 설명했다.
EC는 EU의 최상위 반독점 기구로 역내 시장에서 기업들이 공정한 경쟁을 펼치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EC는 기업들에 매출의 최대 10%에 달하는 벌금을 부과할 수 있으며 사업모델 전환도 요구할 수 있다.
자동차산업은 독일 전체 제조업 매출에서 약 20%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고용 인원 수도 약 80만 명에 이른다. 독일 시사 주간지 슈피겔이 전날 자국 자동차업계의 담합 사실을 처음으로 폭로했다. 슈피겔에 따르면 폴크스바겐과 그 자회사인 아우디, 포르셰, 메르세데스-벤츠를 생산하는 다임러그룹, BMW 소속 임원 수백명이 60개에 달하는 업계의 각종 업무그룹에 참여했다. 이런 회동의 동기는 사실상 경쟁을 중지하는 것이라고 슈피겔은 강조했다. 그러면서 폴크스바겐이 지난해 여름 독일 반독점 당국에 보낸 한 서신에서 이런 행동이 반경쟁적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시인했다고 전했다.
폴크스바겐의 마티아스 뮬러 최고경영자(CEO)는 “우리는 소문과 추측에 반응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업체는 이번 이슈에 대한 언급을 피했다.
독일 자동차업계는 디젤 엔진 배기가스 시스템 조작 스캔들인 ‘디젤 게이트’에 이어 담합 이슈가 제기되면서 새로운 악재에 직면하게 됐다. 폴크스바겐이 지난 2015년 디젤 게이트가 처음으로 폭로된 이후 지금까지 평판 회복에 골머리를 앓는 가운데 다임러그룹도 최근 배기가스 시스템 논란에 유럽에서 자발적으로 300만 대를 리콜한다고 밝혔다. 아우디도 전날 85만 대의 디젤 차량에 대해 리콜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