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로 작업에 중대한 이정표
일본에서 지난 2011년 동일본 대지진으로 방사능 유출사고가 일어났던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의 원자로 내부를 처음으로 촬영했으며 여기에서 녹아내린 핵연료일 것으로 추정되는 물질도 발견됐다고 22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이는 세계 최악의 원자력 재앙 중 하나가 일어났던 후쿠시마 원전의 노심용융(멜트다운ㆍMeltdown) 상황을 파악한 것이며 폐로 작업에 나설 수 있는 중대한 이정표를 세운 것이라고 통신은 설명했다.
후쿠시마 원전 운영사인 도쿄전력은 전날 수중 로봇으로 원전 3호기 내부를 촬영한 사진을 공개했다. 내부에 검은색과 오렌지색, 회색의 물질이 원자로에 붙어있거나 고드름처럼 늘어져 있는 모습이 확인됐다. 도쿄전력의 기미토 다카히로 책임자는 “이 물질들이 멜트다운된 핵연료를 포함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이전에는 이렇게 분명한 사진을 얻지 못했다. 검토에 좀 더 시간이 걸릴 것이지만 연료가 녹아내려서 그 밑에 있는 금속과 섞여 있는 것으로 믿고 있다”고 말했다.
도쿄전력은 도시바가 디자인한 잠수함 모양의 수중 로봇을 지난 19일 처음으로 원자로 내부로 내려보냈다. 로봇은 이날 원자로 바닥에서 녹아내린 연료를 더 찾아 사진을 찍을 예정이다. 원자로 내부 상황이 자세하게 파악되면 방사능 물질 제거 방법 설계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통신은 강조했다.
도쿄전력은 올 여름 각 원자로 내에서 멜트다운된 연료를 제거하는 방법을 결정하고 내년 중 첫 원자로에 대한 폐로 작업을 승인해 2021년 작업에 착수할 계획이다. 일본 경제산업성은 폐로에 약 8조 엔(약 80조4000억 원)의 비용이 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