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방문 후 3일간 시총 평균 1.7억 달러 늘어난 효과 얻어
미국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이 자사 주가를 올릴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만나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와 눈길을 끌고 있다.
트럼프가 대통령이 된 이후 CEO들이 백악관을 방문하고 나서 해당 기업 시가총액이 사흘간 평균 1억7000만 달러(약 1915억 원) 늘어나는 효과를 얻었다고 20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일리노이대학교 어바나-샴페인 캠퍼스의 경영학 교수인 제프리 브라운과 황제쿤 연구 보고서를 인용해 보도했다.
브라운과 황 교수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시기에도 기업 CEO들이 백악관을 방문하고 나서 주가가 오르는 효과를 얻었으며 트럼프 대에서도 이런 효과가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두 교수는 트럼프를 CEO가 만나고 나서 사흘간 해당 기업 주가가 그렇지 않았을 때보다 0.16% 더 높아졌다고 추산했다. 한편 오바마 시절 백악관 방문 이후 2개월간 해당 기업 주가상승률은 시장 평균보다 약 1% 높은 모습을 보였다. 다만 트럼프는 아직 취임 초기여서 오바마 시기와 비교하기에는 아직 데이터가 부족하다고 두 교수는 설명했다.
한편 브라운 교수는 “우리는 대통령과의 회동 이후 기업들이 보다 유리한 규제를 받고 더 많은 계약을 맺으며 정치와 경제적 불확실성을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방법을 배우게 된다고 가정했다”며 “우리가 발견한 증거는 이런 생각과 일치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자신도 사업가였기 때문인지 오바마 때보다 훨씬 많은 기업 지도자가 백악관의 문을 두드렸다고 FT는 전했다. 오바마 시절에는 취임 첫 5개월간 24명의 CEO가 38차례 백악관을 들렀다. 반면 트럼프는 그보다 세 배 많은 75명의 CEO가 106차례 백악관을 방문했다.
다우케미컬의 앤드루 리버리스와 IBM의 지니 로메티, 제너럴모터스(GM)의 메리 바라, US스틸의 마리오 롱기, 테슬라의 엘론 머스크 등이 트럼프를 약 네 차례 만났으며 이들 모두 백악관 경제자문위원이 됐다. 그러나 머스크는 지난달 초 트럼프의 파리기후변화협정(파리협정) 탈퇴에 항의하면서 자문위원 직을 내려놓았다.
특히 트럼프는 자동차 등 제조업 CEO들을 자주 만났는데 일자리 창출 계획에서 제조업이 핵심에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오바마 대통령은 취임 첫 5개월간 금융과 헬스케어 산업 CEO들과 각각 두 차례 회동했다. 이 역시 오바마의 이슈와 관련 있다. 당시 미국은 글로벌 금융위기의 한가운데 있었다. 또 오바마 정부는 건강보험 개혁에도 착수한 상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