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M&A’ 무한 팽창 中기업 몰락 위기…BOA, 하이난항공과 결별 선언

입력 2017-07-20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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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롄완다는 재무 불투명성 의혹 제기에 호텔 자산 룽창 대신 R&F에 매각하기로

하이난항공(HNA)그룹과 다롄완다그룹 등 최근 수년간 해외 인수·합병(M&A)을 통해 무한 팽창을 시도했던 중국 기업들이 금융당국의 철퇴와 불투명한 지배구조, 부채에 의존한 사업확장에 따른 우려 등으로 몰락 위기를 맞고 있다.

19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최근 하이난항공의 모호한 지배구조와 기타 이유 등을 들어 거래를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BoA는 하이난항공의 해외 사업확장에 자금을 댔던 월가 대형은행 중 한 곳. NYT는 매튜 코더 BOA 아시아·태평양 담당 사장이 지난달 28일 회사 내부에 보낸 이메일을 입수했다. 이 이메일은 하이난항공의 불투명한 지배구조, 중국 규제당국의 회사에 대한 관심, 복잡한 사업모델 등을 거래가 중단하게 된 불안요소로 꼽았다. 또 중국 정치권과 하이난그룹이 연계됐다는 주장도 언급했다. 코더 사장은 이메일에서 “우리는 하이난항공에 대해 전혀 모르고 있으며 리스크를 떠안을 준비가 돼 있지 않다”며 “고객 선정 기준을 엄격하게 유지해야 하는 중요성을 고려해 이 시점에서 하이난항공과 거래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BOA가 하이난항공과 거래를 많이 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이번 결정은 해외 M&A에 적극적인 중국 기업에 대한 월가의 관심이 냉각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NYT는 풀이했다. 이메일은 중국은행감독관리위원회(은감회)가 지난달 22일 하이난항공과 완다 등 공격적인 해외 M&A를 진행했던 기업들에 대해 시중은행들에 리스크 노출을 조사하라고 지시한지 수일 만에 발송된 것이다.

현재 미국에 도피 중인 중국 부동산 재벌 궈원구이는 왕치산 중앙기율검사위원회 서기 일가가 하이난항공의 숨은 주주라는 주장을 펼치기도 했다. HNA는 이 주장이 근거없고 잘못된 것이라고 부인했다. 여전히 BOA는 하이난항공 주주 중 일부가 모호하다는 점을 거래 중단 이유 중 하나로 꼽았다.

한편 다롄완다는 이날 호텔 자산을 광저우 R&F부동산에 199억1000만 위안(약 3조3078억 원)에, 테마파크 사업 지분 91%는 룽창중궈에 438억4000만 달러에 각각 매각하기로 했다. 지난주 완다는 테마파크와 호텔 모두를 룽창중궈에 넘긴다고 밝혔다. 그러나 다롄 측이 룽창의 인수자금을 대출 형태로 지원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당국의 눈을 피하려는 꼼수라는 비판이 쏟아져 방침을 바꾼 것이다. 룽창 자체도 부채를 통한 사업 팽창에 매달려왔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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