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무역균형 개선과 적자 축소 첫 번째 목표로 내세워…이르면 8월 16일 재협상 개시할 듯
미국이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재협상으로 무역전쟁 서막을 열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는 17일(현지시간) NAFTA 재협상과 관련한 목표를 공개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목표 명단의 첫 번째에는 “미국 무역 불균형을 개선하고 NAFTA 회원국과의 무역수지 적자를 줄여야 한다”는 내용을 명시해 노골적으로 무역전쟁 의사를 밝혔다. 재협상은 이르면 오는 8월 16일부터 시작될 예정이다.
가장 큰 협상 대상은 멕시코가 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지난해 캐나다에 대해서는 상품과 서비스 무역에서 77억 달러(약 8조6925억 원) 흑자를 냈지만 멕시코에는 630억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이 목표 목록은 트럼프가 대선 유세 과정에서 거듭 불공정한 무역 관행을 비판하면서 미국의 국익을 해치는 무역협정은 폐지할 것이라는 약속을 정책으로 전환한 것이다. 그러나 멕시코와 캐나다 모두 자국에서 미국의 압박에 굴복하지 말라는 압력을 받고 있어 재협상이 타결되기까지 지난하고 복잡한 과정을 거칠 것으로 보인다.
미국무역대표부(USTR)의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대표는 “너무 많은 미국인이 공장 폐쇄와 일자리 수출, 그리고 정치인들이 약속을 어긴 것으로부터 고통을 받아왔다”며 “공정한 딜을 협상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목표에는 원산지 규정을 강화하며 모든 부문에서 미국 투자에 대한 장벽을 철폐하고 캐나다, 멕시코로부터 환율을 조작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받아낸다는 내용 등이 포함됐다. USTR은 의회로부터 이날까지 재협상 목표를 통지할 것을 요구받아 목록을 공개하게 됐다고 통신은 설명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5월 의회에 NAFTA 재협상 방침을 통보했으며 3개월간의 회람 과정을 거쳐 다음 달 본격적으로 협상에 나서게 된다. 트럼프는 멕시코와 캐나다가 미국에 좀 더 우호적인 조건에 동의하지 않으면 NAFTA에서 탈퇴할 것이라고 위협하고 있다.
윌버 로스 미국 상무장관은 내년 중반 멕시코 대선과 11월 미국 중간선거가 잡혀 있기 때문에 내년 초에는 재협상이 마무리돼야 한다는 점을 인정했다. 다만 라이트하이저 대표는 지난달 상원 보고에서 “정부가 특정 마감 시한을 미리 설정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