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푸틴 2시간의 브로맨스 ‘데이트’…결과는 동상이몽?

입력 2017-07-08 21:53수정 2017-07-10 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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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왼쪽)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7일(현지시간) 독일 함부르크에서 첫 정상회담을 하는 모습. (사진=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7일(현지시간) 독일 함부르크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만나 별도 정회담을 했다. 두 정상의 만남은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한 지 6개월 만이다. 두 사람 모두 세계에서 가장 예측하기 어렵기로 손꼽는 ‘스트롱맨’이라는 점에서 이들의 만남은 시작 전부터 전 세계의 관심이 쏠렸었다.

◇30분→2시간으로 늘어난 회담, 무슨 말 오갔나= “브로맨스가 꽃피웠다.” 영국 가디언은 두 사람의 첫 만남을 이렇게 표현했다. 실제로 이날 두 정상 간 회담은 당초 30여 분으로 예정됐으나 실제론 2시간 이상 길게 진행됐다. 특히 멜라니아 여사가 회담장에 투입돼 대화를 마무리할 것을 재촉할 정도였다. 두 사람의 대화는 멜라니아 여사의 방문 이후에도 거의 한 시간가량 계속됐다. 이날 회담에 동석한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은“회담에는 상당한 교감과 의견 교환이 있었으며 두 사람 중 어느 누구도 회담을 멈추기 원하지 않았다”고 분위기를 전달했고, 가디언지는 “두 사람은 성공적인 첫 데이트를 즐겼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은 시리아 남서부 지역 휴전에 합의했다. 휴전은 시리아 현지시간으로 9일 정오부터 시작된다. 러시아·이란·터키 등 3국이 추진해온 시리아 내 ‘안전지대’ 창설을 지원하기 위한 조치다. 두 정상은 시리아의 미래 지도자 선정과 관련한 논의도 계속할 필요가 있다는 데 공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국 정상은 우크라이나 문제 해결을 위한 특별 대표를 선임하는 것에 대해도 합의했다. 두 정상은 또 미-러 양자 관계 회복을 위해 지난해 말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대러 제재로 폐쇄했던 미국 내 러시아 외교공관 2곳을 러시아에 되돌려 주는 문제를 논의했으며, 상대국 파견 대사의 임명도 서두르기로 했다.

시리아 휴전이라는 성과를 도출했지만 트럼프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은 북핵 문제 등에서는 이견을 보였다. 두 정상은 미국과 러시아 정부가 북한 문제에 대해 견해가 다르다는 것을 인정하면서도 향후 협의를 계속하기로 했다. 이에 대해 틸러슨 장관은 “러시아도 미국과 마찬가지로 한반도 비핵화를 목표로 하고 있지만 양국은 전술과 속도 측면에서 서로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미·러 외무장관은 서로 다른말= 두 정상은 회담 후에도 화기애애한 모습을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들에게 “회담은 잘 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에게 “만나서 영광”이라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몇 차례 전화통화로 대화를 나눴지만 전화통화로 하는 대화는 한계가 있다”며 “개인적으로 만나게 돼 기쁘다”고 화답했다.

하지만 러시아의 미국 대선 개입 의혹과 관련해서는 회담에 동석한 양국 외무장관의 말은 서로 달랐다. 틸러슨 장관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작년 미 대선에 러시아 개입에 대한 미 국민의 우려를 제기하면서 회담을 시작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 문제에 대해 푸틴 대통령에게 여러 차례 압박을 가했다는 것이다. 푸틴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확실한 증거를 요구하며 의혹을 부인했다. 그러나 같은 날 별도의 브리핑을 연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부 장관은 다르게 설명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푸틴 대통령이 러시아는 미 대선에 개입하지 않았다고 말했고,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받아들였다. 그게 전부”라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이 의혹이 사실이 아니라는 푸틴 대통령의 분명한 발언을 들었으며 이를 수용했다는 말이다. 미국 고위 당국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가 대선에 개입하지 않았다는 주장을 받아들였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라며 즉각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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