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7개월만에 300만명 가입…임요환·홍진호 레전드 매치 후원하며 소비자에 홍보
이달 30일 국민게임 스타크래프트가 19년 만에 리마스터 버전을 공개하는 일정에 맞춰 KT도 ‘기가 인터넷’ 띄우기에 나선다. 국내 최초로 기가 인터넷을 도입한 KT는 이번 기회에 경쟁사와 격차를 벌리는 동시에 연내 400만 가입자 돌파를 위해 공격적인 마케팅전에 돌입키로 한 것이다.
마케팅 선봉장은 고훈석<사진> KT 인터넷 사업 담당(차장)이 맡는다. 고 차장은 스타크래프트가 한창 인기를 끌던 2000년 중후반 KT의 e스포츠 게임단을 4년간 운영하면서 스타크래프트의 중흥기를 이끈 장본인이다. 이후 그는 인터넷사업담당으로 자리를 옮겨 기가 인터넷 마케팅이라는 중책을 떠안았다. 기가 인터넷의 상품성을 효과적으로 알리는 아이디어를 고심하던 중 게임과 1인 방송 등 엔터테인먼트를 떠올렸다.
4일 광화문 KT 본사에서 만난 고 차장은 이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다음달 15일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 공식 출시를 앞두고 블리자드와 손잡고 기가 인터넷 마케팅에 나설 계획”이라며 “게임사에 한 획을 그은 스타크래프트를 통해 기가 인터넷의 홍보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자신했다.
기가 인터넷의 기가는 10억을 뜻하는 것으로, 1Gbps(기가비트)는 초당 10억 비트이기 때문에 기본 100Mbps(매가비트)의 10배 수준의 속도인 셈이다. 기존 가정용 유선 인터넷 속도보다 최대 10배가량 빠른 속도를 제공한다고 볼 수 있다. 이론상으로는 초당 120MB를 내려받을 수 있는 속도로 2GB 영화 한 편을 내려받는데 20초도 채 안 걸린다.
기가 인터넷 도입 초창기 당시 현장에선 반응이 회의적이었다. 노후화된 건물에 기가 인터넷을 적용하려고 일일이 설치기사가 현장을 방문해 구형을 교체하거나 증설해야 했다. 고 차장은 “사업 초장기 네트워크 쪽 연구개발 부서에서 초고속인터넷(ADSL)으로 충분한데 왜 굳이 비용과 인력을 들여 기가 인터넷 사업을 시작해야 하는지 의아해했다”며 “인터넷 가격이 1만 원 이상 올라가는 만큼 시장에서 통하지 않을 것이란 우려도 있었다”고 회상했다.
하지만 결과는 예상과 정반대였다. 소비자들의 폭발적인 반응과 KT가 기존 구형 랜선을 통해 기가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는 다양한 기술을 내놓으면서 가입자가 빠르게 증가했다. 기가 인터넷은 출시 2년 7개월 만인 지난 5월 가입자 300만 명을 달성했으며 KT는 연내 400만 가입자 돌파를 목표로 하고 있다.
고 차장은 “과거에 e스포츠 마케팅을 하면서 쌓은 경험을 기가 인터넷에 접목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며 “임요환, 홍진호 등 왕년의 인기 게이머들이 참여하는 레전드매치와 아프리카 스타리그(ASL)를 후원하면서 기가 인터넷의 대중화를 앞당겼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게임은 소비자들에게 거부감 없이 다가갈 수 있으면서도 충성도 높은 고객군이 밀집해 있기 때문에 자칫 딱딱할 수 있는 개념인 기가 인터넷을 게임 등 엔터테인먼트를 활용해 적극적으로 알릴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고 차장은 “아프리카TV에서 개인 방송을 하는 이영호 선수와 협업해 방송 중간에 기가 인터넷을 소개하는 마케팅도 준비 중”이라며 “방송 도중에 유명인이 기가 인터넷을 홍보한다면 기가 인터넷에 대한 홍보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확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