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가폭도 21억달러 넘겨 5개월만 최대, 정치 불확실성 축소에 파운드·유로화 강세 영향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이 사상 처음으로 3800억달러를 돌파했다. 반면 국가별순위는 한 단계 떨어진 9위를 보였다.
외화자산 운용수익이 증가한데다 유로화 등 기타통화 표시 외화자산의 미달러화 환산액이 늘었기 때문이라는 게 한은측 설명이다. 실제 6월중 달러화 대비 유로화는 2.4%, 파운드화는 1.6% 절상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5월7일 프랑스 대선에서 EU 통합을 지지하는 마크롱이 당선되고 뒤이은 6월18일 총선에서도 집권 여당이 승리하면서 EU체제에 대한 불안감이 완화됐기 때문이다. 또 6월8일 영국 조기 총선에서 메이 총리가 이끄는 집권 여당이 과반 확보에 실패하면서 하드 브렉시트(급격한 EU탈퇴) 추진 가능성도 떨어졌다.
한은 관계자는 “국제 금융시장이 불확실한 상황에서도 외환보유액이 완만히 증가하고 있다. 거시 경제상황도 괜찮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모습”이라고 전했다.
부분별로는 국채와 정부기관채, 회사채, 주택저당증권(MBS)과 커버드본드 등 자산유동화증권 등이 포함된 유가증권은 20억달러 늘어난 3522억6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예치금은 1억달러 증가한 187억6000만달러를, 국제통화기금(IMF) 특별인출권(SDR)은 2000만달러 늘어난 30억달러를 기록했다. 반면 출자금 납입 등으로 보유하게 되는 IMF에 대한 교환성통화 인출권인 IMF포지션은 1000만달러 축소된 17억5000만달러를 보였다. 금은 전월과 같은 47억9000만달러(104.4톤)를 나타냈다.
주요국 대비 외환보유액 순위는 5월말 현재 한 단계 하락한 9위(3785억달러)를 기록했다. 중국이 3조536억달러로 1위를 기록한 가운데 일본(1조2519억달러), 스위스(7643억달러), 사우디아라비아(5002억달러) 순을 기록했다.
반면 인도는 68억달러가 늘어 지난달 10위에서 두 단계 오른 8위(3801억달러)를 보였다. 한은은 나렌드라 모디 총리 취임 이후 경제성장세가 양호한데다 외국인 직접투자(FDI)가 늘고 글로벌 투자자금이 유입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