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구형 미인의 기준으로 불렸던 바비인형에 이어 바비의 남자친구 ‘켄 카슨(Ken Carson)’도 새로운 모습들로 재탄생했다.
바비인형 제조사 마텔은 20일(현지시간) 체형과 피부색, 헤어스타일이 각각 다른 총 15종의 켄을 공개했다. 마켓워치와 로스앤젤레스타임스(LAT) 등 미국 언론에 따르면 체형은 크게 마른 체형, 보통 체형, 풍채가 좋은 체형 등 총 3가지로, 피부톤은 7가지로 나누고, 머리 색깔과 헤어스타일은 각각 8가지, 9가지로 다변화했다. 이같은 변화로 이제까지 볼 수 없었던 레게머리의 켄이나 곱슬머리의 켄이 등장했다. 켄의 패션 스타일도 다양해졌다. 기존에 말쑥한 정장 차림이나 댄디한 스타일의 켄만 있었다면 반바지 차림의 켄, 꽃무늬 반팔 티쳐츠를 입은 켄, 운동복 차림의 켄 등 다양한 성향을 나타낼 수 있도록 변화를 줬다. 바비 브랜드를 총괄하는 리사 맥나이트 마텔 부사장은 “현재 세대에 맞게 바비와 켄의 모습도 재정의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마텔은 바비인형 탄생 58년 만에 날씬한 8등신 미녀의 대명사이자 서구형 미인의 기준으로 불렸던 바비 인형에 ‘다양성’을 허락했다. 50여 년 전통을 깨고 바비 인형 ‘몸매의 다양화’를 선언하며 바비인형에 현실성을 입혔다. 1959년 출시된 바비인형은 지난 50년간 ‘비현실적인’ 마른 몸매, 길쭉한 팔다리, 금발 미인의 상장이었다. 바비 출시 이후 2년 뒤인 1961년 공개된 켄은 바비의 오랜 남자친구다. 바비와 켄은 많은 사람이 원하는 이상적인 몸매로 서구형 미인의 기준으로 통했다. 그러나 출시 직후부터 어린 아이들에게 외모 지상주의를 부추기고 여성 외모에 대한 왜곡된 인식을 심어준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이같은 비판은 매출 부진으로 이어졌다.
이에 마텔은 턴어라운드 전략으로 ‘현실화’를 택했다. 그 결과 ‘현실성을 갖춘’ 바비인형 출시로 지난해 바비인형 매출은 전년 대비 7% 성장해 9억7200만 달러(약 1조1100억원)를 기록했다. 이는 마텔 전체 매출의 18%에 해당하는 규모다. 그러나 바비는 올해 다시 매출 부진에 빠졌다. 특히 구글 임원 출신인 마고 조지디아스를 새 최고경영자(CEO) 영입하면서 매출 성장 기대감이 높았지만 매출 감소를 겪어야 했다. 올해 1분기 바비 매출은 전년 대비 13% 줄어든 1억2340만 달러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켄의 현실화 전략이 매출 성장세 회복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장난감 리뷰 웹사이트 TTPM닷컴의 짐 실버 최고경영자(CEO)는 “다양해진 켄은 게임체인저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