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도 중앙은행으로서 정통적인 물가안정은 물론 국제수지, 고용, 성장 등 민간목표를 포괄하는 정책목표를 갖고 앞장서 주길 바란다.”
박승<사진> 전 한은 총재는 12일 서울 남대문로 한은 본관에서 열린 한은 창립 제67주년 기념 축하모임에서 축사를 통해 이같이 말했다. 그는 “새 정부가 들어섰다. 중앙은행 독립성을 최대한 존중해주리라 생각한다”며 “한은도 새 정부를 도와야 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그는 “(이를 달성하기 위한) 정책수단을 중앙은행에 줘야 한다”고 밝혔다.
박 전 총재는 문재인 대통령이 대통령 후보가 되기 전부터 문 대통령의 경제 멘토 역할을 해온 인물이다. 그의 이같은 언급은 결국 새 정부의 성공을 위해 한은도 일정부문 역할을 할 필요가 있고, 정부도 한은에 좀 더 많은 권한을 줄 필요가 있다는 주문으로 해석된다.
최근 일부 지역의 부동산 가격 급등과 관련해 그는 “부동산은 여러 요인 중 하나다. 그것만 보고 (금리정책을) 결정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총재로 재임하던 당시) 카드채 문제로 경제성장률이 2%에 머물렀다. 경기침체냐 부동산이냐를 놓고 고민했었다”고 회고했다. 그는 총재로 재임하던 2004~2005년 당시 부동산 가격 급등에 따라 기준금리를 인상한 바 있다.
박 전 총재는 “한은 67년 역사에 행정독재로 중앙은행이 제구실을 못하기도 했다. 지금은 중립성, 정책능력 등 어느 나라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고 언급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