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총선·코미 증언·ECB 회의...글로벌 금융시장, 8일 ‘운명의 날’

▲뉴욕증시 다우지수 추이. 6일(현지시간) 종가 2만1136.23. 출처 블룸버그

글로벌 금융시장의 향방을 좌우할 8일(현지시간) 3대 이벤트에 세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영국 총선과 제임스 코미 전 미국 연방수사국(FBI) 국장의 의회 증언, 유럽중앙은행(ECB)의 정례 통화정책회의가 모두 8일 한 날 열린다.

초대형 이벤트들을 앞두고 투자자들의 관망세가 커지면서 뉴욕증시는 6일(현지시간)까지 이틀째 하락했다. 다우지수가 0.23%, S&P500지수는 0.28%, 나스닥지수는 0.33% 각각 떨어졌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ICE달러인덱스는 지난해 10월 이후 최저 수준을 나타냈다. 이 지수는 올들어서만 5.5% 하락했다.

영국 총선은 결과를 점치기 힘들 정도로 혼미한 상태다. 당초 테리사 메이 총리는 자국의 유럽연합(EU) 탈퇴인 브렉시트(Brexit) 협상에서 주도권을 쥐기 위해 지난 4월 18일 조기총선을 선언했다. 당시 메이 총리의 승부수는 적중한 것처럼 보였다. 여론조사에서 집권 보수당이 제1야당인 노동당보다 지지율이 20%포인트 높았기 때문. 그러나 보수당은 복지혜택 축소를 공약으로 내걸었다가 전통적 지지층인 노인들의 반발을 불러일으키는 실수를 저질렀다. 또 올들어 영국에서만 세 차례 테러가 발생하면서 안보 우려도 커졌다. 이에 보수당과 노동당의 지지율 격차가 크게 좁혀졌다. 파이낸셜타임스(FT)가 여론조사를 종합한 결과 이날 현재 보수당의 지지율은 43%, 노동당은 37%를 각각 기록하고 있다.

지난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의해 전격적으로 해임된 코미 전 국장은 8일 상원 정보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한다. 지난해 미국 대선 과정에서 트럼프 선거캠프와 러시아 정부의 내통 의혹에 대해 코미 전 국장이 어떤 증언을 할지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트럼프에게 불리한 증언이 나오면 정치적 혼란이 더욱 고조돼 감세와 인프라 투자 등 현 정부의 핵심 어젠다를 펼치기 어려워진다. 앤드류 브레너 내셔널얼라이언스 국제 채권 부문 대표는 “시장은 코미 청문회에서 지뢰가 터질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며 “정치 불확실성에 트럼프 정책이 입안될 확률도 낮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ECB는 이달 회의에서 기존 통화정책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시장은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의 경기판단에 관심을 쏟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