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드로이드의 아버지’ 앤디 루빈, 스마트폰 들고 화려한 컴백...새로운 생태계 생긴다

입력 2017-05-31 15:41수정 2017-05-31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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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디 루빈. 블룸버그

구글의 스마트폰 운영체제(OS) ‘안드로이드’를 세상에 내놓은 안드로이드의 아버지 앤디 루빈이 구글을 떠난 지 3년 만에 처음으로 고급 스마트폰을 선보였다.

루빈이 이끄는 이센셜은 30일(현지시간) 홈페이지를 통해 안드로이드 기반의 스마트폰 ‘이센셜 PH-1’과 아마존의 스마트 스피커 ‘에코’와 같은 장치, 그리고 ‘앰비언트’라는 자체 OS를 선보였다. 이 세 가지는 인터넷에 공개됐지만 현재 이센셜이 제공하는 이미지와 그래픽이 전부여서 실질 평가는 두고 봐야 한다.

루빈은 2014년 10월 갑자기 구글을 떠나 스타트업 인큐베이터인 플레이그라운드를 세우고, 그 산하에 스타트업 이센셜을 비밀리에 설립했다. 루빈은 지난달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신제품 출시를 예고했다. 당시 그가 힌트를 준 건 360도 회전이 가능한 카메라가 탑재된다는 것이었다. 이에 업계에서는 애플 아이폰, 삼성전자 갤럭시 시리즈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을 정도의 스펙일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이날 이센셜이 공개한 스마트폰은 그 예고편의 본편인 셈이다.

이센셜 PH-1은 티타늄과 세라믹 재질로 만들어 알루미늄을 사용한 애플의 아이폰이나 삼성전자 갤럭시폰보다 내구성이 뛰어나다고 한다. 화면 크기는 5.6인치이며, 퀄컴의 스냅드래곤 835 프로세서를 탑재, RAM은 4GB, 내부 저장용량은 128GB이다. 미국에서 699달러에 판매된 예정이다. 특히 360도 회전 가능한 카메라가 특징이다. 스마트폰임에도 매우 다양한 사진 촬영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전면 카메라의 이미지 센서는 8MP(메가픽셀), 4K급 초고화질 동영상도 찍을 수 있다. 후방 카메라는 13만 화소로 조도가 낮은 곳에서 촬영을 보조하는 흑백 센서가 있다. 헤드폰 잭은 없지만 덩글이 제공된다.

IT 전문 매체인 테크크런치는 소프트웨어에 대한 구체적인 발표는 없지만 단순하면서도 강력한 하드웨어면에서는 낭비를 최대한 줄인 구성이라고 평가했다. 루빈은 “티타늄 재질이어서 표면이 강하기 때문에 굳이 케이스가 필요없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표면에 로고나 브랜드 이름이 없어 디자인은 깔끔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소비자들로부터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BBC는 이런 가성비에도 불구하고 스마트폰 시장에 막대한 영향을 주긴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가트너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현재 스마트폰 시장에서 전 세계 판매의 21%를, 애플은 14%를 각각 차지하고 있다. 보조금 제도가 있는 중국 대기업을 제외하고 중소 스마트폰 제조업체는 시장에 발을 붙이기가 사실상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센셜의 첫 스마트폰이 고급 사양임에도 상대적으로 가격을 낮게 책정한 이유다.

하지만 이센셜의 궁극적인 야망은 스마트폰이 아니다. 스마트폰은 새로운 생태계를 만들기 위한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는 것. 이센셜은 아마존의 ‘알렉사’, 구글의 ‘홈’과 유수한 독립형 인공지능(AI) 비서도 곧 출시한다. 자체 OS인 ‘앰비언트’를 통해 가정 내 모든 기기를 연결하는 홈 네트워크를 구축할 계획이다.

IT 전문 매체인 테크크런치는 이센셜의 모회사가 스타트업 인큐베이터인 플레이그라운드라는 점에 주목했다. 앞으로 스마트폰과 AI 기기 등 새로운 제품들이 이센셜을 통해 쏟아져나올 것이라는 이야기다. 루빈이 만든 안드로이드는 전세계에서 가장 인기있는 OS로, 이에 기반한 기기는 20억 대가 넘는다. 테크크런치는 루빈이 더 큰 생태계의 싹을 틔우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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