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재부 공무원, ‘김동연 저서’ 열독中 ... 베스트셀러 등극

입력 2017-05-31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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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명 직전 ‘있는 자리 흩트리기’ 출간…기재부 차원 정독 권장에 대거 구입

기획재정부 A 과장은 최근 ‘있는 자리 흩트리기’라는 책을 밑줄까지 그으며 정독했다. 이 책의 저자는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 지명된 김동연 아주대 총장이다. 이 책은 김동연 후보자가 지명되기 전인 5월 5일에 출간돼 지명된 21일 이후 베스트셀러에 등극했다.

교보문고가 30일 집계한 베스트셀러 67위에 진입했고 자기계발서 분야에서는 8위에 랭크돼 있다. 이 같은 인기는 기재부 등 관가에서 대거 구입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기재부는 최근 내부적으로 과장급 공무원들에게 ‘있는 자리 흩트리기’를 읽을 것을 권장했다. 이에 따라 총괄과를 중심으로 책을 구입해 각 과장에게 나눠줬다. 한 총괄과장은 “책을 읽어봤는데 김동연 후보자가 어떤 생각을 가졌는지 알 수 있어서 유익했다”고 밝혔다.

사실 김동연 후보자는 기재부에서 공직생활을 시작해 차관까지 오른 인물이다. 그와 같이 근무했던 후배들도 현직에 있다. 하지만 정책을 주도하는 장관이 됐기 때문에 현직에 있을 때와는 다르다는 게 공무원들의 얘기다.

책에는 흥미로운 내용이 많다. 과장과 국장 시절 일 잘하는 공무원으로 평가받았지만, 석연찮은 이유로 인사에서 물 먹은 내용이 대표적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당시 장차관이 다른 사람을 챙겨 주려고 그랬던 것 같다”며 “모두 현직에는 없다”고 말했다. 또 공무원 출신이면서도 관피아를 ‘순혈주의’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책에는 왜 그가 문재인 정부 초대 경제부총리로 지명됐는지 고개를 끄덕이게 하는 내용도 들어 있다. 김 후보자는 책에서 노무현 정부에서 국장으로 실무 책임을 진 ‘비전2030’ 보고서를 언급하면서 ‘사회적 자본’이라는 개념을 처음으로 넣었다고 밝혔다.

김 후보자가 취임하면 큰 폭의 인사가 예상되는 부분도 있다. 김 후보자는 책에서 “고시 기수가 인사의 결정적인 고려 요인으로는 적당치 않다”고 밝혔다. 그는 20년 이상 공직생활을 한 사람에게 고시 한 기수 빠르다는 것은 겨우 공무원 출발을 1년 빨리했다는 것 외에 다른 의미가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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