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포드자동차가 실적 부진의 책임을 물어 마크 필즈 최고경영자(CEO)를 사임시키기로 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필즈의 후임은 자율주행 및 신규 서비스 개발 부문을 이끄는 짐 해켓으로 내정됐으며 22일 공식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필즈 CEO는 취임 후 실적 및 주가 부진이 계속돼 창업주와 주주들로부터 퇴임 압력을 강하게 받아왔다. 필즈가 CEO에 취임한 후 포드의 주가는 무려 40%나 하락했다. 이번 결정은 포드의 연례 주주총회에서 실적 악화 비난이 거세진 지 2주 만에 이뤄졌다고 NYT는 전했다.
필즈는 그동안 1400명을 감원하는 등 포드의 수익성을 개선하고자 고군분투해왔다. 그러나 쌓인 재고를 줄이는데 치중한 나머지 자율주행차와 전기차 전략 등 업계의 흐름을 따라가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포드는 자율주행차 연구에 막대한 비용을 쏟아부었음에도 불구하고 제너럴모터스(GM)나 구글 같은 대기업과의 격차를 좁히기엔 역부족이었다. GM과 구글은 이미 자체 자율주행 차량의 주행 테스트를 끝마친 상태이지만 포드는 2021년께나 완전 자율주행 차량을 선보일 것이라고 한다. 시가총액에서 GM과 포드를 추월한 전기차 업체 테슬라는 올 연말이면 양산 모델을 시장에 출시한다.
필즈 CEO는 지난 11일 연례 주주총회에서 포드가 새로운 자동차 시장에서 경쟁력을 유지했다고 자부했다. 그러나 포드의 실적은 그의 말과 달랐다. 올 1분기 순이익은 1년 전보다 30% 이상 감소했고, 미국 시장 점유율도 위축됐다.
이런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미국 내 일자리 창출 압박도 필즈 CEO에겐 부담이 됐다. 필즈 CEO는 멕시코에 16억 달러를 들여 소형차 조립 공장을 건설하려 했으나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에 이 계획을 철회했다.
신임 CEO에 내정된 해켓은 사무용 가구 제조회사인 스틸케이스에서 오래 근무했으며, 지난해 포드의 자율주행차 기술 개발 부문인 ‘스마트 모빌리티’ 책임자로 합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