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바메모리는 누구 품에…막판 눈치작전 속 베인캐피털 새 승부수 던져

입력 2017-05-19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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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인캐피털, 도시바 경영진 참여 MBO와 일본 민관펀드 산업혁신기구에 공동 출자 타진…마감 기한 연기될 가능성도

일본 도시바가 분사시켜 현재 매각을 추진 중인 반도체 메모리 사업부 도시바메모리를 놓고 인수를 노리는 기업들의 막판 눈치작전이 치열하다.

미국 사모펀드 베인캐피털은 도시바메모리 인수를 위해 일본 민관펀드인 산업혁신기구(INCJ)에 공동 출자를 타진했다고 19일(현지시간)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보도했다. 베인캐피털은 일본 정부와 여론의 지지를 얻고자 미·일 연합체를 형성하겠다는 의도를 보인 것이라고 신문은 풀이했다.

베인은 도시바메모리 경영진과 도시바 본사 등이 참여할 수 있는 ‘경영자매수(MBO)’를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베인이 특수목적회사(SPC)를 설립해 51% 이상을 도시바메모리에 출자하고 나머지는 도시바 측이 보유하는 형태를 취한다는 것이다. 여기에 INCJ도 소수 지분을 획득하는 방법으로 연합군을 형성해 인수 유력 후보로 부상한다는 복안이다.

베인캐피털은 우리나라의 SK하이닉스와도 연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신문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도시바메모리 지분 인수 SPC에 자금을 공급하는 형태를 취한다. 각국 독점금지법에 저촉되지 않도록 간접적으로 개입하는 셈이라고 신문은 설명했다.

베인은 인수 이후 2년 안에 도쿄증권거래소에 도시바메모리를 상장시켜 투자자금을 회수할 계획이다. 베인 진영이 제시한 인수액은 1조 수천억 엔 규모여서 도시바가 요구하는 2조 엔 이상에는 미치지 못한다. 그러나 베인은 하이닉스와의 협력으로 도시바메모리가 더욱 성장할 가능성이 있다고 호소해 도시바 측의 양보를 이끌어 낼 의향이다. 만일 INCJ와 공동으로 도시바메모리를 인수하면 일본에서의 반독점 심사 간소화도 가능해진다. 또 베인은 도시바메모리의 주요 협력업체인 미국 웨스턴디지털(WD)과도 협의하겠다는 의향을 보이고 있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도시바는 현재 지난 3월 1차 입찰 때 응한 10개사에서 최종 대상을 추리는 작업을 하고 있다. 2차 입찰은 19일 마감한다. 신문에 따르면 도시바는 베인과 사모펀드 KKR을 중심으로 한 컨소시엄, WD, INCJ에 대해서 자산평가를 진행하고 있다. 미국 브로드컴과 대만 혼하이정밀공업도 아직 후보에서 배제하지는 않고 있다.

미일 연합체가 여전히 가장 유력한 상황이다. INCJ와 제휴를 제안한 곳은 베인만이 아니다. KKR도 비슷한 제안을 해왔으나 INCJ는 출자 조건에 난색을 표시해왔다. 베인의 등장으로 INCJ는 양사의 제안을 비교하면서 협력 상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도시바는 2차 입찰 마감에서도 인수기업들의 제시 조건이 충분하지 않으면 기한을 사실상 연기할 방침이다. 여전히 도시바는 일본 기업이 소액씩 출자하는 일본 연합의 형성을 기다리는 한편 좀 더 좋은 조건을 끌어내겠다는 목적도 있다고 신문은 설명했다.

그러나 도시바에 매각 중단을 요구하는 WD와의 대립 해소가 시급하게 풀어야 될 과제다. WD는 최근 아예 이 안건을 국제중재법원에 제소했다. 법원의 중재를 기다리면 일정이 길어져 목표로 하는 내년 3월까지 매각을 끝낼 수 없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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