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제임스 코미 연방수사국(FBI) 국장 해임으로 논란이 커진 가운데 코미 국장에게 대화녹음 테이프 존재를 암시하는 듯한 발언을 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간) 트위터에 “제임스 코미는 언론에 (정보를) 흘리기 전에 우리 대화 내용(을 녹음한) 테이프가 없기를 바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코미 전 국장이 자신과의 1월 백악관 만찬과 두 차례 전화통화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은 수사 대상이 아니며 FBI 국장직을 유지하고 싶다’고 말했다는 전날 NBC 인터뷰 내용에 대해 코미 인사들이 ‘거짓’이라고 반박한 데 대한 경고로 풀이된다. 상황이 더 악화하면 당시 자신과 코미 전 국장이 직접면담과 전화통화를 녹음한 테이프를 공개할 수 있다는 일종의 위협이다.
코미와 가까운 FBI 인사들은 이 같은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에 대해 당시 백악관 만찬은 코미가 아니라 트럼프 대통령이 요청한 것이며, 코미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수사 대상이 아니라고 말한 적도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뉴욕타임스(NYT)는 코미 측근 인사 발언을 인용해 1월 만찬 당시 트럼프 대통령이 충성 맹세를 요구했으며 코미 국장이 이를 거부했다고 보도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녹음테이프 존재 가능성을 암시하는 등 코미 국장에게 직접적 위협의 메시지를 남긴 것은 ‘충성 맹세 요구설’ 보도에 격분한 데 따른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녹음파일이 있는지는 확실치 않다. 숀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당시 코미 국장과의 대화 내용을 녹음했는지 여부에 대해서 언급하지 않았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트윗이 협박이 아니라고도 했다. 스파이서 대변인은 “그것은 협박이 아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팩트를 말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코미 국장이 다음 주 상원 정보위 청문회에서 비공개 증언을 통해 자신의 해임과 러시아 스캔들 수사 등에 대해 모든 내막을 밝힐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상원은 코미 국장에 비공개 증언을 일찌감치 요청해놓았지만, 코미 국장은 아직 답변을 주지 않고 있다.
한편 폭로전문사이트 위키리크스(WikiLeaks)가 트럼프 대통령과 코미 국장 사이의 대화 녹음테이프 제보에 10만 달러(1억1290만 원)를 내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