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65% 득표율로 35%에 그친 르펜 눌러
프랑스 중도신당 ‘앙마르슈!(En Marche!ㆍ전진)’의 에마뉘엘 마크롱(39)이 극우 정당 국민전선(FN)의 마린 르펜에게 압승을 거두면서 프랑스 역대 최연소 대통령에 오르게 됐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베르나르드 카즈뇌브 프랑스 총리는 7일(현지시간) 대선 결선 투표에서 마크롱 후보가 승리했다고 선언했다.
프랑스 내무부는 이날 오후 11시 5분 현재 마크롱의 득표율은 64.89%로, 르펜의 35.11%에 크게 앞서고 있다고 집계했다. 이날 투표가 끝난 후 발표된 4개의 출구조사에서 마크롱은 평균 65%로, 르펜의 35%를 압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르펜은 선거대책본부에서 패배에 승복하는 연설을 하면서 “극우전선은 역사적 기회를 맞아 프랑스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매우 새로워져야 한다”고 말했다.
마크롱은 “프랑스의 오랜 역사에 새 장이 이날 밤 열렸다. 나의 승리가 불가능하리라 생각했던 사람들은 프랑스를 몰랐던 것”이라며 “나는 이 순간이 희망과 확신을 다시 얻는 장이 되기를 바란다”고 당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일부 유권자들이 극단주의에 투표하도록 이끌었던 프랑스의 분열을 이해한다. 일부 사람이 표명한 분노와 의심, 불안을 이해하고 그들을 존중한다”며 “국민에게 힘과 사랑으로 봉사할 것이다. 매번 여러분에게 진실만을 말하고 위협에서 보호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세계 각국 지도자들의 축하도 잇따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트위터에 “에마뉘엘 마크롱의 대승을 축하한다”며 “그와 함께 일하는 것을 학수고대하고 있다”고 축하인사를 남겼다. 장-클로드 융커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프랑스 국민이 유럽의 미래를 선택했다는 것에 행복하다”고 말했다.
프랑수아 올랑드 현 프랑스 대통령은 “이번 대선 결과는 프랑스 시민 대다수가 공화국의 가치 아래 단결하고 EU와 결속하면서 세계에 대한 프랑스의 개방성을 표시하고자 원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마크롱은 이번 승리로 프랑스 사상 최연소 대통령에 취임하는 것은 물론 주요국에서도 가장 젊은 지도자로 떠오르게 됐다.
그러나 마크롱 앞에는 어려운 과제가 기다리고 있다. 무엇보다 정치권에 좌절한 유권자들의 마음을 되돌리는 것이 급선무다. 여론조사기관 입소스에 따르면 이번 대선 기권율은 25.3%로, 지난달 23일 1차 투표 당시의 22.2%를 크게 웃돌았으며 결선투표로는 1969년 이후 가장 높았다.